검찰. 우병우 징역 8년 구형…“국정농단 묵인·감찰업무 외면”

검찰. 우병우 징역 8년 구형…“국정농단 묵인·감찰업무 외면”

기사승인 2018-01-29 15:30:34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1)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우 전 수석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우 전 수석이 재판에 넘겨진 지 약 9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은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부처 인사에 개입했다. 또 막상 권한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본연의 감찰업무를 외면했다”며 “국가의 기능을 상실하게 했다는 측면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모든 책임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부하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범행을 부인해 엄중한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과장급 공무원 6명의 세평을 수집한 뒤, 이들을 좌천성 인사로 지목했다. 또 대한체육회 등에 의무 없는 감사를 준비하게 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고발 대상이 아니던 CJ E&M을 고발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있다. CJ그룹은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등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에서 ‘좌파 기업’으로 낙인찍혔다.

뿐만 아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016년 7~8월 자신의 가족회사 ‘정강’과 아들 군 복무 문제 등을 수사하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5)의 감찰 활동을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같은 해 10월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재단 설립에 관여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에 대해 감찰 등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또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수사방해 정황을 거짓으로 증언하고, 그해 10월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은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불출석)도 있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문체부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조처와 대한체육회에 대한 감사 준비 요구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그는 “최씨를 알지 못했고, 민정수석이 청와대 수석을 감찰할 권한은 없다”며 직무유기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2월과 4월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4월17일 우 전 수석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우 전 수석은 국가정보원에 민간인과 이 전 감찰관 등에 대한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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