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찬의 SK플래닛, 흑자전환 할 수 있나

이인찬의 SK플래닛, 흑자전환 할 수 있나

계열사와 시너지 강조…마케팅 부문 전략 강화도 관심

기사승인 2018-02-06 05:00:00


11번가의 마케팅 강화와 체질 개선을 내세운 신임 이인찬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우선 이 대표의 지상과제는 SK플래닛의 흑자 전환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로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생활가치부문장)을 SK플래닛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텔레콤 출신이 SK플래닛 수장이 된 건 3번째다. 전임 서성원, 서진우 사장도 SK텔레콤 출신이었다. 지난 3년간 SK플래닛에 몸담았던 서성원 대표는 친정인 SK텔레콤 MNO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진우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으로 옮긴 바 있다.

신임 이 대표는 2015년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사장), SK텔레콤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차별적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SK브로드밴드 등 ICT기업들과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검색·추천 등 1등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조한 만큼 이 대표가 선임되면서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협력관계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11번가와 제휴해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통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1번가 계정과 결제 정보를 누구 앱에 설정하면 11번가 MD가 추천하는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에 생필품 항목을 입력해 두면 자동으로 11번가에서 배송되는 '꾹'을 실시하기도 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이 대표인 만큼 11번가의 마케팅에 더욱 관심을 쏟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정보통신기술 전략실 실장과 마케팅전략본부 본부장을 거쳐 SK브로드밴드에서 마케팅전략을 맡고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SK텔레콤의 생활가치부문장으로 일하며 LTE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설명된다. 

신임 대표는 실적 개선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SK플래닛의 적자 수준이 심각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상과제라 할 만하다. 2016년 3600억원의 적자를 낸 SK플래닛은 지난해에는 적자 폭을 약 1000억원 정도 줄인 2300억원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SK플래닛의 실적 개선은 SK텔레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모회사의 영업이익 신장에도 기여했다. 

SK텔레콤 측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 주요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도 자회사의 실적 개선은 SK텔레콤이 주문하는 주요 사항이 될 예정이다. 

오픈마켓 업계에서 단일규모로 2위에 해당하는 SK플래닛은 그동안 온라인 마켓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내부적인 적자 행진으로 지속적인 매각설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11번가는 신세계와 은밀한 협상을 통해 지분 투자를 타진해왔고, 롯데와도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내부 구성원의 반발과 함께 지분은 내줘도 경영권을 내주지 않는 방식을 고수한 까닭에 모든 협상은 불발됐다. 

이에 신세계는 11번가 카드를 포기하고 1조원의 투자를 받아 독자적인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롯데의 경우에도 11번가 인수를 타진하다 뜻을 바꾼 상태다. 

전임 서성원 대표는 지난해 11번가의 매각 논란이 거세지자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분사 후 매각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자구 노력을 중심으로 악화된 경영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논란을 차단하기도 했다. 

앞으로 SK플래닛은 11번가를 성장시킬 만한 지분 매각과 투자에 대해서는 열려 있다는 자세다. 해외 투자자 등에게도 열려 있지만, 경영권을 다 주는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신임 대표님은 업무 파악을 하시는 중"이라며 "외부에서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면 응할 수는 있도록 열려 있지만 매각은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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