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약진하고 있다. 10년 사이 LCC 6개사는 국내선은 57%, 국제선은 38%를 점유했다. 이에 맞서 대형항공사(FSC)들은 장기 노선을 확대하며 차별화에 몰두할 전망이다.
6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지난 10년간 국내 등록항공기는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제주항공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항공기는 총 792대로 2016년 말보다 31대(3.9%)증가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항공기는 21대가 증가한 운송사업용이다. 이 중 LCC가 도입한 항공기가 18대(85.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에어부산이 5대, 제주항공 4대, 에어서울 3대, 이스타항공 2대, 티웨이항공 2대, 진에어 2대다. 도입한 기종은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B737이나 유럽의 에어버스가 만든 A321이 대부분인데 동남아,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최적화된 항공기다.
공격적인 기단 확대로 LCC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간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3.3%와 74.0% 증가한 9963억원과 101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국적 LCC 중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진에어는 매출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한 8884억원, 영업이익은 85.5% 증가한 970억원, 티웨이항공 역시 지난해 영업 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영업이익(125억원)을 웃돌고, 이스타항공도 6년만에 자본잠식 해소와 2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항공사(FSC)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동남아 등 중단 거리 노선과 국내선 등을 공략한 결과다. FSC보다 덩치가 적은 LCC가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도 유연하게 대체했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제선의 경우 지난해 국내 FSC 운송 실적은 전년보다 1.9% 줄었지만, LCC는 오히려 41.9% 증가했다.
이에 맞서 FSC들은 중장거리 노선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LCC와 겹치는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과 7월에 각 1대씩 총 2대의 A350 항공기를 추가하고 오는 2021년까지 32대의 장거리 여객기를 확보해 북미, 유럽 등 신규 노선 확충에 힘을 싣는다. 단독 취항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취항한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6일 “30개의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는 대한항공 노선 중 단독 취항하고 있는 노선을 복수로 운항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장거리 노선에서 복수민항 구도를 새롭게 만들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과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미국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해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조인트 벤처는 회사는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 노선에서 공동 영업을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두 회사의 손님을 한 비행기로 몰아 수익을 극대화하고 남는 항공기는 새로운 노선에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