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주류·담배(DF3)를 제외한 3개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3월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이 같은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롯데의 깜짝 발표에 예고된 수순이었다면서도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 입찰 조건이 어떻게 나올지를 벌써부터 궁금해하는 모양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월 사드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제재에 따라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 또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2월에는 특허수수료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소갈 경우 사업기간 동안 약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그동안 인천공항공사와 협상을 벌이며 수수료를 낮출 것을 요구했었다. 여러 차례 협상을 했으나 서로 간 입장차로 결국은 부분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가 실제로 철수하게 된다면 향수·화장품(DF1), 피혁·패션(DF5), 탑승동의 전 품목(DF8)은 재입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입찰 공고가 난다면 입찰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입찰 시 임대료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신라, 신세계 등 탑3뿐 아니라 한화, 두산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도 다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패널티로 벌점을 받게 된다.
물론 듀프리 등 외국계 면세점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사회공헌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변수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뜬다면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한 건 이날 오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임대료를 27.9% 낮추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발표로 더 임대료 협상을 해도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이 완고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인천공항에서 임대료를 소폭 인하했기 때문에 위약금도 줄어서 롯데가 영업 철수로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위약금은 조금 줄어들 예정이다.
여타 면세점들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임대료 조정에 대해 협상했던 내용과 다르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롯데는 임대료 인하율 자체가 생각보다 낮다는 입장이고, 다른 면세점들도 목이 좋지 않은 구역에도 동등한 임대료가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