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임대료를 깎으려는 면세점과 임대료를 유지하고자 하는 양사 간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일괄 29.7% 인하안을 고수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이 정도 인하안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40% 인하안 등 예전에 협상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제1터미널 면세점 4곳중 3곳을 철수한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면세점들이 이 같이 목소리를 높인 데는 더 어려워진 면세점 환경이 놓여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 이어 2터미널이 생기면서 항공 재배치를 하면서 수익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선 제1터미널 서편에 있던 아시아나가 동편으로 옮겨지고, 동편에 있던 대한항공이 제2터미널로 옮겨가면서 면세업계는 일대 파란을 맞았다. 서편에 있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영업에 타격을 받게 됐고, 동편에 있던 롯데면세점도 일부 타격을 받게 됐다. 아시아나가 있던 자리에는 외항사들이 들어오게 되며 주 고객층 자체가 달라지게 됐다.
면세점은 무엇보다도 위치 싸움이다. 위치가 변화하면서 수익성이 변화하고 고객층에 따라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에 대한 공항공사측의 대처다. 가장 큰 수익인 면세점 임대료를 내리지 않기 위해 업체와의 대화에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면세점은 이 같은 인천공항공사의 행보에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대업자가 세입자에게 하는 것처럼 임대료를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산정하고 대화 테이블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대료 싸움에서 누가 옳고 그르다를 따지다기보다는 달라진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항공사의 새 터미널 개장에 따라 손해가 발생하게 된 거라면, 손해가 발생하는 만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책임소재가 있는 만큼 이 문제들을 풀어가는 과정은 일단은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다. 이 문제를 길게 끌기보다는 해결에 나서며 더 이상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봉합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해관계가 달라질 때 갈등은 생기지만, 중요한 건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업계와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피로도가 더 쌓이기 전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는 것이 먼저 아닐까.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