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2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안 전 지사 측에 오는 19일 오전 10시 출석하라고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데 이어 14일 '제2 폭로자' A씨의 고소장도 받아 내용을 검토했다.
검찰은 고소 내용을 토대로 지금까지 범죄 장소로 지목된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을 비롯해 충남도청 도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도지사 관사, 안 전 지사 자택 등을 광범위하게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오피스텔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도청 비서실 직원들의 컴퓨터 등 기록물을 압수했다.
또 비서실 직원 등 안 전 지사와 김씨의 평소 관계를 증언해줄 수 있는 주변인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제반 상황을 확인했다.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으로 분주한 한 주를 보낸 검찰은 주말에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배제하고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와 진술 내용을 분석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애초 이번 주말께 피의자 신분인 안 전 지사를 불러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중이던 지난 14일 두 번째 고소장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검찰은 지난 주 초만 해도 A씨의 고소가 늦어지면 A씨에 대한 조사 없이 안 전 지사를 먼저 소환할 수도 있다던 입장이었지만, A씨 고소장 접수 이후 안 전 지사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날 전격적으로 소환을 통보하면서 안 전 지사 측과 검찰의 본격적인 법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고소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위 때문에 성폭력을 당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를 제기했고 안 전 지사 측은 "자연스러운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만큼 검찰 조사의 초점은 안 전 지사가 업무 관계를 악용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안 전 지사는 김씨가 검찰에서 조사받던 지난 9일 예고 없이 검찰에 나와 9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조율 없이 '기습 출석'해 사전에 피의자를 들여다볼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던 데다가 이후 수집한 증거와 참고인 진술이 축적됐고 새로운 고소인까지 등장한 이상 안 전 지사에 대한 재조사는 꼭 필요하다는 태도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