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베트남·UAE(아랍에미리트) 순방길에 오른다.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떠나는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문 대통령이 올해 첫 순방지로 베트남과 UAE를 고른 것은 우리 경제영토를 동남아시아와 중동으로 확대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그려나가기 위한 맥점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두 나라 모두 동남아시아와 중동의 허브국가로, 한반도의 명운이 걸린 역사적 회담을 앞둔 시점에 양국을 방문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외교'를 펼쳐나가는 동시에 우리 외교의 다변화와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해석된다.
먼저 문 대통령은 22∼24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문한 지 넉 달 만에 베트남을 다시 찾아 '신남방정책'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 위함이다.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은 까닭은 고속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다 수교 25년 만에 아세안 국가 중 한국과 교역 1위, 투자 1위, 개발협력 1위 국가로 자리매김해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로 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기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을 비롯해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킴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 등 주요 지도자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또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첫 일정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해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을 만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23세 이하(U-23)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해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4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된 UAE 공식방문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이다.
UAE 역시 이미 우리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동의 허브 국가이자, 우리나라가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을 발판으로 신남방정책을 펼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UAE를 중동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UAE와의 협력 강화와 중동 진출을 위해 정부가 주목하는 사업이 우리 기업이 UAE 현지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이다. 정부는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UAE 방문에서는 경제 분야 협력 외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MOU) 문제에 종지부가 찍힐지 주목된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UAE와 우리나라 사이에 비공개 군사 MOU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으며, 현재까지도 해당 MOU의 존재 여부나 구체적인 내용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