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장기 흥행작을 연달아 탄생시키는 독보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4, 5, 7위는 ‘리니지2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로 넷마블의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도 각각 3, 6, 5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게임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5년 지나서도 매출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장수 타이틀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6년 12월, 세븐나이츠는 2014년 3월, 모두의마블은 2013년 6월 각각 출시돼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게임은 PC온라인 게임 등에 비해 흥행 수명이 짧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럼에도 이들 ‘넷마블표’ 게임들은 장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숙과 발맞춘 넷마블의 성장 밑거름이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약 4조8800억원 규모로 처음으로 PC를 추월했으며 전년 대비 12.7%의 성장을 이뤘다. 2012년부터 모바일에만 집중한 넷마블도 지난해 연매출 2조4248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국내 최대 규모 게임사가 됐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해 넷마블의 증권시장 상장부터 역대 최대 실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게임이다. 출시 3일 만에 구글·애플 매출 1위를 차지, 누적 매출액은 보름 만에 1000억원, 1개월 만에 206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가입자 500만, 일일접속자(DAU) 215만 등 당대 최고 기록도 연달아 세웠다.
자회사 넷마블네오가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 게임 ‘리니지2’ IP(지적재산권)을 활용, 지금까지 이어지는 모바일 MMORPG 트렌드를 이끌었다. ‘혈맹’, ‘공성전’ 등 원작을 계승한 시스템부터 ‘언리얼 엔진 4’로 구현된 고품질의 3D 그래픽 등이 반향을 이끌었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은 당시까지 모바일에서 하드웨어·네트워크 환경의 한계로 대규모 이용자가 함께 즐기는 MMORPG 구현이 어렵다는 통념을 깼다. 이전까지 모바일 MMORPG는 상대적으로 그래픽 등 품질이 조악한 일부 중국 개발작 중심이었으며 단순한 스타일의 카드배틀이나 턴제 영웅 수집형 RPG가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해외 성과도 이어졌다. 넷마블은 지난해 6월 아시아 11개국에 이어 8월 일본, 11월 북미, 유럽, 중동 등 54개국에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했고 현지화 전략에 따라 동남아 6개국, 일본 등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넷마블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54%까지 높아졌으며 최근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 남미 등 진출도 앞두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지금의 넷마블을 있게 했다면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는 그 기틀을 다진 타이틀이다. 2012년 방준혁 의장이 잇따른 PC 게임 흥행 실패로 위기에 처한 넷마블의 경영 일선에 복귀해 ‘모바일 게임 올인’ 전략을 내세우고 이들 게임의 성공이 이어졌다.
모두의마블은 2012년 PC 버전으로 처음 선보였으며 기존 유명 보드게임의 검증된 게임성에 직관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그래픽·사운드 효과·연출, 조작성 등을 더해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6월에는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돼 공간 제약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장르로 더 큰 인기를 모았다.
201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모두의마블은 2014·2015년 태국 게임쇼 ‘TGS&빅페스티벌’ 모바일 베스트 게임상, 2016년 영국 ‘포켓게이머’ 선정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모바일 게임 8종’ 등의 타이틀을 연달아 차지했다.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매출 상위권에 올랐으며 글로벌 누적 2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세븐나이츠 역시 일본을 비롯해 2015년 세계 146개 국가에 출시됐으며 2016년 누적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한 글로벌 타이틀이다. 태국,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폴 1위를 비롯해 17개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서 선전했다. 4주년을 맞아 공개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 레벨 달성 캐릭터 수만 1억131만3251개에 달한다.
특히 세븐나이츠는 국산 게임이 고전해온 일본 시장에서 앱스토어 매출 3위까지 오르며 한국뿐 아닌 현지 서비스 외산 게임 최초의 기록을 세웠고 이에 힘입어 ‘블리치’, ‘길티기어’, ‘데빌메이크라이’ 등 현지 게임들과의 협업도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세븐나이츠는 넷마블의 독자 IP 구축이라는 성과도 낳았다. ‘영웅’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는 수집형 RPG 장르의 특성에 따라 출시 당시 약 300종이었던 영웅 종류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530여종까지 늘었고 각각 다양한 개성을 부여해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의 IP를 활용한 피규어, 캐릭터 컬렉션 카드, 아트북 등 상품들을 선보여 왔으며 구축된 세계관과 스토리, 영웅들을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는 MMORPG 장르로 차기작 ‘세븐나이츠 2’를 개발 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 새로운 즐길거리를 지속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정서에 맞게 콘텐츠와 캐릭터 등에 변화를 주는 등 철저한 현지화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넷마블은 올해 그 동안 모바일에만 집중해 온 전략을 선회해 PC, 콘솔 등 모든 플랫폼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