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마켓 늘리고 SSG마켓 줄이고…이마트, 프리미엄 슈퍼마켓 재편 나서나

PK마켓 늘리고 SSG마켓 줄이고…이마트, 프리미엄 슈퍼마켓 재편 나서나

스타필드 입점 PK마켓 미국 진출…SSG푸드마켓은 목동점 폐점

기사승인 2018-03-30 05:00:00


신세계의 프리미엄 마켓 전략이 PK마켓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타슈퍼와 SSG푸드마켓, PK마켓 등 다양한 프리미엄 마켓을 선보여 온 신세계가 대중적인 프리미엄을 내세운 PK마켓을 가장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PK마켓을 오는 5월 미국에 진출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PK마켓에서 미국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식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무조건 내년 5월까지는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하는 PK마켓은 아시안푸드를 주로 하는 그로서란트 마켓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식, 중식,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안 음식을 함께하는 정 부회장은 토털 푸드센터를 언급했다. 진출 지역은 LA 지역 등 미국 서부 지역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관심을 가진 건 아마존이 운영하는 365홀푸드마켓 콘셉트다.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홀푸드마켓 답사를 직접 가 현장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싱싱한 식재료를 선보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 홀푸드마켓은 미국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에 새로운 슈퍼마켓인 PK마켓을 선보였다. PK마켓은 지난해 8월 스타필드 고양에도 문을 열었다. 앞으로 문을 여는 스타필드에도 MD의 구색을 맞추며 PK마켓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마트가 탄생시킨 PK매장은 1950~1960년대 미국 재래시장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꾸며 대중적인 프리미엄 마켓을 표방한다. PK마켓은 매장면적의 40%를 즉석 델리 코너로 구성하고 구매한 식품을 바로 조리해 먹는 그로서란트 공간을 늘리고 있다. 

바로 스테이크를 구워주는 부처샵과 랍스타를 구워주는 랍스타샵, 즉석 과일주스 매장도 마련했다. PK마켓은 2020년까지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급 식재료를 유지하면서도 친숙한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가져와 기존 SSG푸드마켓보다는 대중적인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프리미엄 시장 구축에 누구보다도 먼저 신경을 써 온 유통업체다. 앞서 2003년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에 '스타슈퍼'라는 고급 슈퍼마켓을 처음 연 이후 2012년부터 SSG푸드마켓 청담점, 목동점, 마린시티점을 개장했다. SSG푸드마켓은 소득 상위 5% 이내 고객을 위해 상품 품질과 구성을 최고급으로 꾸민 바 있다.

최근 롯데마트가 프리미엄 컨셉의 그로서란트 매장을 서초점에 오픈하는 등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지만, 신세계의 SSG푸드마켓은 훨씬 앞서 시장 트렌드를 선도했다. 프리미엄 섹터와 매스 섹터 등을 갈수록 세분화하는 선진국의 유통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결과다. 

그러나 지난 1월 SSG푸드마켓 목동점이 수익성을 이유로 문을 닫은 것을 비롯 SSG푸드마켓은 확장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SSG푸드마켓을 운영해 보니 목동의 경우 교육열 때문에 집값은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구매력 자체는 청담과 마린시티와 비교해 떨어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최고급 프리미엄 마켓은 청담과 마린시티 등 일부 땅값이 비싸고 문화적인 핵심지역이 아니고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해석이 따른다. 확장성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모델이다. 

다만 이마트는 PK마켓은 대중성 측면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PK마켓은 SSG푸드마켓과 달리 프리미엄 독자성과 대중성까지 함께 고려한 것이 주효했다. 

PK마켓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수입 향신료, 오일류, 과자류 등의 20%는 오직 PK마켓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며 이마트의 다년간의 해외소싱 능력을 통해 타 채널에 비해 20~30% 저렴하게 판매해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프리미엄슈퍼마켓 사업을 이마트로 통합한 뒤 PK마켓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마트는 이관된 후 올해 1월말 SSG푸드마켓 목동점을 폐점을 결정하며 프리미엄 마켓의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최근 신세계가 다양한 프리미엄 마켓을 통합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마트 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이 이마트로 이관되었고, 슈퍼마켓 브랜드 통합과 관련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SSG마켓의 확장은 아직 계획이 없으며, 새로 만들어지는 스타필드 매장에는 PK마켓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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