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1~2인 가구가 독특하면서도 합리적인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간편식을 선호하면서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아이디어 상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산물 냉장 간편식이 편의점에서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이색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현지에서 소스 등을 직수입한 일본 라멘이나 베트남 쌀국수 등 조리면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3월 수산물기업 씨포스트와 손잡고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던 대게 내장을 가공한 '대게딱지장'을 출시하면서 색다른 수산물 카테고리를 열었다. 혼자서 쉽게 먹을 수 없었던 딱지장을 간단히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며 출시 한 달만에 48만개를 팔아치웠다. SNS에서 대게딱지장을 먹어본 사람들의 소감이 쏟아지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속초붉은대게딱지장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게딱지장 출시를 전후해 GS25는 타코와사비, 소라와사비 등 반찬 혹은 간식이나 한입거리 안주로 먹을 만한 수산물 섹션을 강화하면서 수산물 카테고리의 전년에 비한 매출이 2016년 87%, 2017년 338%, 올해 1~3월에는 387%로 치솟았다. 최근에는 골뱅이숙회, 골뱅이초무침, 새우숙회 등 메뉴를 더 늘렸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연어를 게장처럼 간장에 절인 아이디어 상품인 '밥통령 연어장'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밥통령 연어장은 지난 3월초 출시 이후 4월 15일까지 40여일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에서 전통적 베스트셀러 상품인 감동란, 천하장사 소시지를 누르며 냉장 전체 상품에서 판매 1위에 등극했다.
밥통령 연어장의 선전은 냉장반찬류의 전체 매출도 끌어올려 6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수산물 냉장 반찬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밥통령 새우장'과 '밥통령 꼬막장'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담당 MD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대게딱지장 등 수산물 안주류를 활용한 레시피가 공유되고 있는 것에 착안했고, 연어가 대중적이면서도 손질하거나 요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백미리 영어조합법인과 손잡고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냉장 기간은 5일로 짧은 편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 회전율이 높다"고 말했다.
CU도 올해 초 동해붉은대게 딱지장 도시락을 선보이는 등 수산물 코너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CU는 편의점에서는 처음으로 생선회를 올린 생연어초밥 도시락 '내가 초밥왕' 등의 수산물 도시락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봄 나들이를 맞아 상품연구소의 매뉴개발을 통해 캘리포니아롤도 처음 선보였다.
이마트24도 직접 초밥을 만들어 먹는 '따로초밥 2종'을 선보였다. 초밥용 밥과 초밥에 얹어지는 재료를 1단과 2단으로 따로 포장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배치할 수 있다.
GS25 관계자는 "혼밥·혼술 등 혼자 먹는 데 익숙한 1인가구가 소포장된 음식을 선호하는 동시에 한 끼를 먹어도 가성비 좋은 상품을 고르고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는 일본 라멘, 베트남 쌀국수도 만나볼 수 있다. GS25는 지난 2월 냉장면 스타일의 조리면인 유어스돈코츠라멘을 출시, 삶은 돼지고기인 차슈와 삶은 계란, 죽순과 미역, 숙주나물을 담고 일본 현지 액상 소스를 곁들여 현지에서 즐기는 듯한 돈코츠라멘을 구현했다. 실제로 유어스돈코츠라멘은 지난 2월 20만개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보였다.
또 GS25는 조리면 시장이 성장하자 베트남 쌀국수 '빅포'를 선보인다. 현지 식품기업과 손잡고 수입한 건면을 통해 현지 생면의 식감을 살렸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5월 중화풍 조리면인 직화짜장면을 출시해 인기를 모은 바 있다.
편의점에서는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한끼용 스테이크도 팔고 있다. GS25는 호주 청정우 스테이크용 고기 2종을 선보이며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메뉴를 선보였다. 미니스톱도 '미니포차 찹스테이크'를 개발, 찹스테이크와 모둠 감자튀김이 들어있어 집에서도 선술집처럼 즐길 수 있다.
CU 관계자는 "최근 간편식품 전반에 가격보다 품질을 먼저 따지는 가심비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차별화된 메뉴가 인기를 얻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세계의 특색 있는 먹을거리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