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도구 ‘언리얼’ 엔진의 전 세계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두 배 이상 사용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픽게임즈의 한국법인 에픽게임즈코리아는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언리얼 엔진 관련 실적과 올해 로드맵을 발표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언리얼 엔진 사용자는 2016년 발표한 300만명 대비 167% 증가한 500만명으로 집계됐다. 개인 사용자의 다운로드 기록만 반영한 수치로 기업 고객의 개별 계약 사례 등을 더하면 이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PC 게임 플랫폼 '스팀' 판매 상위권 게임들에 가장 많이 사용된 상용 엔진도 언리얼 엔진으로 나타났으며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들의 스팀 내 매출이 스팀의 전체 매출 4.3조 중 25% 이상을 기록했다.
스팀 뿐 아니라 ‘블레이드’, ‘히트’,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국내에서 주도하는 ‘AAA’급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북미 시장으로도 확대됨에 따라, 지난달 북미 앱스토어 무료 게임 차트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포트나이트’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모바일’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언리얼 엔진 사용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국 사용자는 전년 대비 223% 증가했으며 일간순방문자(DAU)는 145% 증가했다. 특히 언리얼 엔진 에디터 총 사용시간 조사 결과 전 세계 도시 중 서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판교가 위치한 성남시가 8위를 기록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국내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 중인 AAA급 게임들도 소개헸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TL’과 ‘리니지 2M’, 넥슨의 ‘프로젝트 D’와 ‘파이널 판타지 11 모바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2’와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모아이게임즈의 ‘프로젝트 라파누이’, 트라이팟 스튜디오의 ‘M.A.D 8’ 등이다.
아울러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 메시브 휠의 ‘렐릭 시커: 하이포지엄’, 머스트게임즈의 ‘로그 유니버스’, 넥스트 스테이지의 ‘울트라 에이지’ 등 국내 인디 게임들 역시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이기도 한 에픽게임즈는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 플레이 기능, 자유 시점으로 고품질 영상 제작에 활용될 수 있는 리플레이 시스템 등 포트나이트에 적용된 기술들을 언리얼 엔진 업데이트에 추가했다.
언리얼 엔진 시장 확대에 따라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언리얼 서밋’을 포함, ‘언리얼 서밋 전국투어’, ‘언리얼 서밋 프리미엄’ 등 각기 다른 난이도의 언리얼 엔진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규 개발자들을 위한 ‘시작해요 언리얼’의 경우 해마다 100% 이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국제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18’에서 발표한 언리얼 엔진의 새로운 기술도 소개됐다.
언리얼 엔진의 AR(증강현실) 글래스 ‘매직리프원’에 대한 지원으로 ‘프레임스토어’, ‘ILMxLAB’, 셸게임즈 ‘피터 잭슨의 윙넛’ AR 등에서 매직리프 원에 ‘언리얼 엔진 4’를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에셋을 사용한 리플렉션 데모도 선보였다. 볼타 GPU용 엔비디아의 ‘RTX’ 기술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엑스 레이 트레이싱 API(DXR)를 사용한 사실적인 효과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영화 CG 수준의 이미지를 실시간 렌더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휴먼 ‘사이런’도 등장했다. 실제 배우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 등을 라이브 캡처해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배우 앤디 서키스가 출연한 실시간 디지털 휴먼도 선보였다.
게임 외 일반 산업 분야에서도 건축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의 실시간 랜더링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영화 ‘스타워즈: 로그원’, ‘혹성탈출: 종의 전쟁’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 ‘자파리’ 애니메이션, 프랑스 대선 혼합현실 방송, 자동차 디자인과 테스트(맥라렌‧BMW‧폭스바겐 등), NASA 우주비행사 VR(가상현실) 트레이닝, 죽스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등에도 적용 중이다.
국내의 경우, MBC 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의 CG‧VFX, 기아자동차 ‘스팅어’ VR, 모탈블리츠 워킹어트랙션 VR, ‘뽀로로 공룡섬 대모험’ 애니메이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모델하우스 솔루션 등에 언리얼 엔진이 활용됐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으로 엔터프라이즈 워크플로우를 가속화할 수 있는 ‘언리얼 스튜디오’도 소개했다. 20개 이상의 CAD, 3DS 맥스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데이터스미스와 학습 자료, 빠른 제작 지원을 위한 템플릿 등을 지원하는 언리얼 스튜디오는 현재 무료 프로모션으로 공개 중이며 오는 11일부터는 4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언리얼 엔진은 지난 2016년 역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 2017년 역시 이를 크게 상회하는 성장을 기록했다”며 “이는 ‘개발자의 성공이 에픽게임즈의 성공’이라는 에픽게임즈의 철학을 지켜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