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나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 매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사고가 날 가능성도 크다. 물품을 내리다가 주변인들이 부딪혀 사고가 나기도 하고, 지병이 있던 누군가가 갑작스러운 쇼크를 받아 쓰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형쇼핑몰에서 안전사고는 '으레 있는 일'로 치부되어 왔고, 일부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매년 소방안전훈련과 응급조치훈련이 실시되고는 있었지만 일부 직원만 해당하거나 실제적인 시범 훈련이 아니어서 효과가 적었다는 평가다.
또 응급상황이 주로 화재 시 대처요령에 집중되기도 했고, 대형마트 내에 심장충격기가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점포 내 하나의 심장충격기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안전요원 일부나 하청업체에 수리와 보안 등을 맡기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트에서 최근 일어난 근무중 계산원 직원의 사망사건은 적절한 응급조치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는 사건이 됐다. 응급사고 시에는 '골든 타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인공호흡과 심장충격기의 사용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대형쇼핑시설 내 안전사고 중에는 쇼핑카트 관련한 문제가 166건(25%)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쇼핑사고 안전사고 중 6세 이하 영유아가 변을 당한 경우는 87건(60%)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무빙워크(에스컬레이터)에 관련한 문제가 159건(24%)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바닥 및 계단, 상품 및 진열대, 문, 주차장 순이었다.
쇼핑몰 건설 중인 경우에도 안전사고는 빈번했다. 지난해 스타필드 고양 공사현장에서는 인부 1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롯데월드타워도 30년 경력의 인부가 추락사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스타필드 하남에서는 키즈존 천장에 서치된 합판 소재 인테리어 소품이 떨어지는 경우도 벌어졌다. 당시 스타필드 하남에는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의무실이나 의료진이 없어 더 문제가 됐다. 제2롯데월드에서는 바닥 균열과 아쿠아리움 누수 현상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대형마트들은 안전사고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는 기업 내 안전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교육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도록 확대했다. 상황에 대처하는 위기 판단 프로그램과 심폐소생술 등을 배우는 응급처치 프로그램 등을 실시했다.
홈플러스도 이달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심장충격기 사용법 등 응급처치 훈련을 실시한다. 롯데마트도 인근 관할소방서 등과 함께 민관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이제는 대형 쇼핑몰에서 안전한 쇼핑을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때다. 대형쇼핑몰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는 85층부터 123층에 화재가 발생했을 시 대피하는 민관합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스타필드에서도 대규모 민관합동 소방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쇼핑을 안전하게 하고 싶은 소비자와 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가려는 직원들의 바람은 사실상 같다. 대형마트와 대형쇼핑몰에서의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