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온라인에서도 1등을 넘보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사업을 롯데쇼핑으로 통합해 2020년 통합몰을 선보이리라는 전략을 세웠다. 신세계가 지난 2014년 쓱닷컴을 통합한 지 4년만이다.
롯데쇼핑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온라인 1등'을 목표로 한 청사진을 선보였다. 강희태 대표는 취임 1년만에 단상에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롯데의 온라인 사업의 윤곽을 그렸다. 강 대표는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강화,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강화로 시너지를 내는 'O4O(Online for Offline)'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내부에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8월에 출범, 향후 5년동안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는 거래액 20조원의 업계 1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 O4O로 온오프라인 시너지…2020년 8개 채널 통합 온라인몰 출범
롯데쇼핑은 현재 엘롯데, 롯데닷컴, 롯데슈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롯데아이몰), 롯데면세점, 롭스 8개로 나누어져 있는 7조 규모(3위)의 거래액을 통합작업을 거쳐 현재 G마켓(1위), 11번가(2위) 수준을 뛰어넘는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감싸안는 키워드로 'O4O(Online for Offline)'를 제시하며 이것이 과거 롯데가 일관되게 밀어 왔던 옴니채널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4O가 옴니채널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현재 엘롯데, 롯데닷컴, 롯데슈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롯데아이몰), 롯데면세점, 롭스 등 8개사의 어플리케이션은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아직 통합몰의 이름은 안 나온 상황이다. 다만 각 계열사별 매출은 통합하지 않고 백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본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롯데쇼핑에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예정대로 이루어지면 올해 안에 400명 전후의 전문인력으로 백단(백오피스)에서의 통합작업을 실시하고, 2020년까지는 실제 통합 작업에 힘쓰고, 2020년부터는 각 사업단위에게 운영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앞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효율성을 위해 매출 부진점은 정리하고, 업무시간 단축 등의 현안도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겠다는 기조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3조원으로 잡은 투자액 중 롯데쇼핑의 분담금은 1조5000억원이고, 롯데그룹에서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을 앞으로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통합 물류서비스 구축에 1조5000억원, 마케팅에 1조5000억원을 쓴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롯데쇼핑은 매년 에비타(EVITA) 기준 8000억원의 이익이 나고 있다"며 "온라인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되기 때문에 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픽'을 대표적인 O4O, 온오프라인 연계의 성과로 봤다. 스마트픽은 2016년에 45만건, 2017년도에는 72만건으로 약 70%가 증가됐다. 이로 인해 고객이 스마트픽에 대한 니즈가 있고 물류에 있어서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그는 "고객의 입장에서 백화점에서 옷을 사고, 롯데슈퍼에서 장을 보고, 하이마트에서 가전제품을 사는데 이 모든 것이 각기 개별로 움직이고 따로 고객을 관리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앞으로는 채널별로 고객의 등급에 맞추어서 고객을 관리해주고, 고객에게 맞는 맞춤 마케팅과 큐레이션을 해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고객 정보에 관련된 것은 고객정보법이 있기 때문에 100% 동의하에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뜻이 신동빈 회장의 뜻이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회장과) 충분히 사전에 공유됐던 상황'이라며 "그룹내에서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있어서 협의체 통해 자체적인 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경영에 단절되는 일이 안 생기도록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세계와 달리 롯데는 온라인사업 내부로 흡수하는 형태...투자금 규모·쓰임새도 차별점
이번 롯데의 발표로 신세계와의 온라인 사업과 다른 점이 뚜렷해졌다. 신세계는 별도법인으로 두고 온라인 사업을 분리하고, 롯데는 기존의 롯데쇼핑 안으로 통합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롯데쇼핑내로 들어오면 오프라인에서 고객정보에 대한 활용을 바로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이미 2014년 쓱닷컴으로 온라인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꾀한 바 있다. 또 올해 들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따로 흩어진 온라인 사업을 별도법인으로 두어 어피니티 에쿼티, 비알브이 캐피탈 등 투자운용사들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받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어서 하나의 물류센터로 통합할 계획은 없다. 내부적으로는 한 물류센터의 효용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자체 택배와 물류회사가 있어 이를 이용하며 지금과는 다른 버전의 물류 혁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3조원의 투자금을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통합 물류서비스 구축에 1조5000억원, 마케팅에 1조5000억원을 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물류센터 설립 등의 큰 줄기는 잡고 있다. 이외에 카테고리 확장, 마케팅 비용 등으로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온라인 사업성에 대해서는 좀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온라인 사업 규모 7조원 중 2.8%포인트의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데 낮긴 하지만 적자를 내고 있지는 않다"며 "그동안 갖고 있는 상품공급력과 마케팅, 고객대응력 덕분이라고 보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받은 것과 같은 투자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투자를 받았던 것처럼 외부로부터 투자를 고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에 발표한 3조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 투입될 수도 있다.
강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이 온라인몰이 통합되면 투자하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신세계도 1조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우리도 밸류 생각해 보면 받을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외부 투자자에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