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펑…" 갑자기 터지는 냄비뚜껑, 키친아트 '나몰라라'

[단독] "펑…" 갑자기 터지는 냄비뚜껑, 키친아트 '나몰라라'

주방에 둔 냄비뚜껑 갑자기 터져…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다양한 사례

기사승인 2018-05-30 12:14:16

빈번한 강화유리 냄비 뚜껑 파손 사고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열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스로 터지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직장인 전 모(36·남)씨는 지난 3월경 교외 그릇 백화점에서 키친아트 '포르트 냄비세트' 제품을 사 주방에 뒀다가 봉변을 당했다. 주방에 올려놓은 아직 쓰지도 않은 키친아트 냄비 뚜껑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버린 것이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유리파편이 사방에 튀었다. 전씨는 너무 놀라 제품 신뢰성을 의심하며 다른 제품도 모두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고객센터는 "제품 불량이 확인된 제품만 환불을 해 주고, 나머지 다른 제품은 환불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씨는 "요리하는 중도 아니고 갑자기 터지는 냄비 제품을 어떻게 믿겠나"라며 해당 제품을 모두 버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키친아트라서 믿고 샀는데 터진 해당 제품에 대한 환불만 가능하다는 키친아트 측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키친아트가 해당 판매처에서 구입한 매장에서 해당 제품만 바꾸는 방식을 고수했고 결국 뚜껑만 새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제품 품질에 믿음이 안 가 결국 환불받지 않고 제품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냄비뚜껑이 갑자기 터지는 경험을 한 건 전씨만이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키친아트 냄비에 육수를 끓이다가 냄비뚜껑이 펑 터진 사건이 올라왔다. '봉봉엄마아빠'라는 아이디를 쓴 작성자는 "결혼하고 처음 꺼내서 써 보는데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냄비 뚜껑 폭발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 지역맘 까페에는 2016년경 다른 냄비 위에 키친아트 뚜껑만 올려놓았다가 퍽 소리가 나고 유리파편이 튀어 청소하다가 유리 파편에 찔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날도 아이를 요리할때 유모차에 태워 옆에 있었는데 그때 터졌음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키친아트에 전화했더니 전문상담사가 전화 갈거라고 하고는 연락도 없고 전화도 잘 안 받는다"고 호소했다.

이런 사례들에서 발견된 공통점은 냄비 뚜껑이 터지는 경우가 냄비가 펄펄 끓을 때가 아니라 약간만 전달되었거나 열이 아예 전달되지 않았을 때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열에 견디게 되어 있는 냄비 뚜껑이 열에 약간만 노출되어도 터지는 것은 제조상의 문제라며 걱정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소비자원에서도 여러번 지적되어 온 문제다. 소비자원에서는 지난 2009년 강화유리 냄비뚜껑에 대한 위해사고 접수가 늘어나며 강화유리 냄비뚜껑에 관련한 안전실태 조사를 내놓은 바 있다. 소비자원에 보고된 사례를 보면 강화유리 냄비 뚜껑이 깨지면서 발바닥에 상처를 입거나 허벅지를 벤 사례가 있다. 

소비자원은 이 보고서에서 "현재 식품위생법에는 조리기구로부터 발생하는 위해물질의 용출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을 뿐 식품을 조리하는 기구인 유리제 냄비뚜껑의 열충격 강도 및 시험방법 등과 관련한 기준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제도의 미비를 지적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에도 음식물 조리 중에 뚜껑이 깨진 경우도 있었지만 상온에 보관 중이던 냄비가 갑자기 깨진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원에서는 "소비자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냄비 뚜껑 등 조리기구에 열을 가하는 유리제 식기류 제품들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관련업체에서는 강화유리 식기류의 자파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정의 도입 및 흠집 발생이나 열처리가 불균일한 불량품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품질제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키친아트 관계자는 강화유리의 특성상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충분히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사건이 키친아트 제품에서뿐만 아니라 수입제품 등에서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친아트 관계자는 "강화유리는 열처리한 유리로 원래 200도씨 이상의 급격한 온도 변화에 민감해 직화에 의한 고열이 가해질 경우 온도차이에 의해 파손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또 제조공정(절단, 피어싱)에서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 발생할 경우 적은 온도 차이에도 인장능력으로 인해 스스로 깨어질 수 있는데 이를 자파 현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친아트는 자파현상을 막기 위해 자체적인 안전검사를 강화해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키친아트 관계자는 "강화유리로 제작된 회전문, 욕실칸막이, 진열장, 냄비뚜껑 등의 파손은 강화유리를 사용해 온 지난 40~50여년간 계속 발생해 왔다"며 "당사는 사용자의 안전과 강화유리 제품의 파손 방지를 위해 검사기준을 강화해 LOT별 샘플링의 사료수를 늘리고 낙화와 파괴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제조상의 결함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유리제품은 언제든 파손의 위험이 있지만 주방용품에 적용하는 이유는 유리의 투명도로 인해 조리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안전도에도 큰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사례에 대한 환불 방침에 대해서는 "키친아트는 피해내용의 정도에 따라 보상액과 냄비 교환, 환불 등의 조치를 해 왔고 파손의 원인이 고객의 과실로 판단될 경우에도 일대일 교환 조치를 해왔다"며 "다만 파손된 해당 제품이 아닌 세트 제품에는 환불이 이뤄질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또 "파손사고에 대한 피해가 있을 경우 키친아트 A/S센터와 소비자보호원에 문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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