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을 가전에 탑재해 맞춤형 홈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패밀리허브, 세탁기, TV, 에어컨 등 모든 IoT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고 소비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무풍 에어컨’은 24시간 소비자의 에어컨 사용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학습한다. 그리고 바람세기, 설정 온도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패턴에 맞게 운전 모드를 스스로 전환한다.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올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AI 플랫폼 ‘딥씽큐’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이해하는 맞춤형 진화를 지향하겠다”고 의지를 전한 바 있다.
LG전자의 이러한 지향점은 지난 14일에 출시한 AI와 IoT 기술이 접목된 청소기 ‘LG 코드제로 R9 씽큐’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제품에 탑재된 딥씽큐는 스스로 실내 구조를 파악하고 장애물의 종류를 학습한다. 그리고 넘어가야 할 장애물과 기다리거나 우회해야 할 장애물을 구분하며 더 똑똑하게 청소한다.
가전제품이 점점 더 편리하고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됐지만 이와 함께 데이터 보안에 관한 우려도 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는 가전제품 운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소비자의 이용패턴, 실내 환경 등의 데이터를 IoT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분석해 맞춤형 홈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독일에서는 아이가 AI 인형 ‘나의 친구 카일라’와 대화한 내용을 해킹한 해커가 집 안에 침입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나 IoT 기술이 들어가는 제품들의 개발 단계부터 자체 모의해킹 테스트를 통해 보안점검을 하고 있고 제품이 수집한 데이터는 모두 암호화된 상태로 전송·보관돼 외부에서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며 “설령 외부에서 접근한다 하더라도 정보가 철저히 암호화 돼 있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분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