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달라진 태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미정상회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18일 참모들에게 위험 부담을 안고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여부를 참모들에게 질문했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일방적인 핵포기를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비핵화에 호의적이었던 북한이 최근 들어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물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사흘 앞둔 상황이었지만, 이마저도 기다릴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참모진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참모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지적했다. 북한이 미국의 적극적인 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최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고 “북미상정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와 같은 복잡한 문제를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미국 백악관 보좌진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에 친숙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브리핑을 듣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방법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점도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요소다. 남북은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목표로 세웠다. 다만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 행정부 사이에 접점을 찾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통해 확인한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진정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북한의 우려사항인 체제 안전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측을 설득할 계획이다.
다만 한미정상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북미의 ‘난기류 정국’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