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 등 동산담보대출 시행…업계 반응 엇갈려

기계설비 등 동산담보대출 시행…업계 반응 엇갈려

기사승인 2018-05-25 05:00:00

정부발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주문을 은행권은 반기지 않는 눈치다. 사후관리가 어려워 일 년에 한두 건에 불과한 대출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우선 정부가 내놓은 유인책을 보고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미흡한 제도를 개선하고 제조업에만 국한돼있던 영역을 확장하는 게 골자다. 

동산담보대출은 시행 초반 흥행했다가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들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대출 잔액은 지난 2012년 6000억원에서 올해 3월 2051억원까지 줄었다. 취급은행도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이 874억원으로 잔액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규모가 줄어든 건 담보물 사후관리가 어려워서다. 은행들은 담보관리를 수기로 한다. 기계를 담보로 취득한 모 은행은 3~6개월마다 한 번씩 현장에 나가 사진을 찍고 보고한다. 기계가 행여나 도난당하진 않았는지, 제대로 작동하는 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담보물이 지방에 있는 경우 비용이 배로 들어간다.

담보물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창구직원이 담보물을 세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 결국 믿고 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기계는 부동산과 달리 감정기간이 일주일 이상 소요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물이 팔리지 않아 대출금을 훼손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력과 비용을 들인 것에 비해 수요는 적고 리스크는 크다보니 자연스럽게 취급을 덜하게 된 것이다.

이에 정부도 담보물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도난과 훼손을 막고 공동 평가법인을 설립하는 등 유인책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사후관리가 어려운 이상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고 해도 담보물을 평가하려면 우선 장기간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센서 알림도 24시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센서 구동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감가상각이 빠른 물건을 담보로 잡을 경우 대출 연장시점이 가까워지면 차주는 줄어든 가치만큼 대출금을 먼저 갚아야 한다. 이럴 경우 차주들에게는 상환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동산담보대출 시장이 단기에 정착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은 타 여신 대비 실무자도 하기 어려운 대출이다”며 “담보제도도 손봐야 하고 상품도 개발해야 해야 하는 문제로 (안착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데 푸시(push)가 있으니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초기에는 과도기적인 면이 있을 것”이라며 “동산으로 담보가 이뤄지려면 우선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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