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의 간판수비수 오반석(30)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제주 구단은 ‘오반석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으로 오반석이 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용될 지 주목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제주에 입단한 오반석은 프로통산 185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기록한 제주의 간판 수비수다.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제주의 주장 완장을 차며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2017시즌에는 K리그 대상 클래식 베스트 11 수비수로 선정되며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 동안 대표팀과의 인연은 없었다. 매번 물망에 올랐지만 좀처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결국 진심과 노력은 통하는 법. 지난 14일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그렇게 운명적인 기회는 전혀 예상치 못하게 찾아왔다.
아직 오반석의 도전은 끝난 것은 아니다.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치르는 28일 온두라스와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모의고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오반석은 "K리그를 보신 분들이라면 나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국 경쟁력 싸움이다. 오반석의 이력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세트피스 공격 가담이다. 오반석은 7시즌 동안 K리그1 통산 7골(슈팅 64개)을 기록하고 있다. 자신의 큰 키(189cm)를 이용한 압도적인 제공권으로 득점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의 혼란을 초래하는 장면이 많았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세트피스의 득점은 총 31골 중 11골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이번 대회에서도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대표팀은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세트피스에서 총 3골을 기록했지만 수비수의 공격가담에서 이뤄진 득점은 없다.
오반석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포인트에 기여할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오반석은 "K리그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기장에서는 항상 내가 가진 것보다 100~120% 발휘해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격 장면에서도 내 장점인 높이를 살리고 싶다"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