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부터 신태용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 엔트리에선 막판 깜짝 발탁되며 세상을 놀라게했다. 그리고 지난 4일엔 월드컵 등번호 10번을 배정받으며 성인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4일 최종 엔트리 23명과 함께 배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했다. 앞서 예상한대로 손흥민이 7번, 김승규가 1번의 배번을 받았다.
눈에 띄는 건 이승우의 10번이다. 이승우는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교체 출전하면 이제 2경기를 소화했다. 그런 그가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달았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승우는 “등번호 10번을 달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신 감독 역시 “이승우가 10번을 달고 더 자신감 있게 해 주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보였다.
이승우는 지난해 U-20 대표팀에서부터 신 감독의 확고한 신뢰를 받았다. 그에 보답하듯 국내에서 열린 U-20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잇따라 득점하며 팀의 16강행을 이끌었다.
권창훈, 김민재 등 월드컵 핵심자원을 잃은 신 감독은 이승우 발탁이라는 도박수를 냈다. 실전 감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는 온두라스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수비 상황에서도 저돌적으로 1차 압박을 감행하며 ‘이승우는 겉멋만 들었다’는 평가를 일순 불식시켰다.
이승우의 등 번호 10번은 함의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 등 강호를 상대해야 한다. 세 팀은 각각 에밀 포르스베리,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메수트 외질에게 10번을 배정했다.
이승우의 두 어깨가 자못 무겁다. 그러나 신 감독이 주문한 건 자신감이다. A매치 데뷔전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은 이승우의 플레이는 감독뿐 아니라 수많은 팬들에게 진득한 신뢰를 줬을 것이다. 이승우는 그저 지금껏 하던대로 하면 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