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면도기, 섬유유연제, 섬유탈취제 같은 생활용품들은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만, 만약 이러한 물품들이 발명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 하루하루의 삶은 매우 달랐을 것이다. 비누 없이 물로만 얼굴 세안을 하고, 매일 아침 칼로 면도를 하고, 빳빳하거나 꿉꿉한 냄새가 남아있는 옷을 입는 불편함을 감수했을 것이다.
놀랍게도 이 네 가지 용품은 모두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의 혁신으로 발명된 상품들이다. 1837년 설립된 P&G는 180년 동안 세상에 없던 혁신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나은 삶을 선물해 줬다.
◇ 세계 첫 세안비누이자 P&G의 간판 제품, 아이보리 비누
1800년대 후반 미국에서 공업용 또는 가정용 청소 비누, 또는 고가의 수입 유럽산 비누가 전부이던 시절, P&G 아이보리 비누의 출시는 혁명과도 같았다. P&G 공동 창업자의 아들 제임스갬블은 기존의 초 사업이 부진을 보이자 비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1879년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비누들로 실험을 계속하던 제임스갬블은 드디어 사람 피부에 사용해도 무해할 만큼 순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다목적 비누를 발명했다. ‘화이트 비누’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화이트 비누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깨끗하고 향긋하게 몸을 닦을 수 있음과 동시에 바닥을 청소하고, 그릇을 설거지하고, 옷을 깨끗하게 빨래할 수 있게 되었다.
비누는 P&G가 처음으로 회사 이름이 아닌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한 제품이었다. 당시 P&G의 경영자였던 할리프록터는 ‘아이보리’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1882년 신문에 게재된 P&G의 아이보리 광고는 아이보리의 순결함을 강조해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기업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지면 광고를 게재하는 것 자체가 그 당시 굉장한 충격이었고, 새로운 광고 방식의 시작을 의미했다고 한다. 이렇듯 P&G의 아이보리 비누는 대중에게 서민 친화적인 다목적 비누를 제공하고 브랜딩과 광고 등 제품 마케팅 역사에 지표가 된 제품이다.
◇ 매일 아침 남성들의 귀차니즘을 해결해준 질레트 면도기
질레트 면도기가 출시된 1901년 이전에는 남성들이 매일 아침 예전 방식의 면도칼로 면도를 하다 입 주위를 베기 일쑤였다 한다. 면도날을 자주 갈지 못해 날이 조금만 무뎌지면 피부에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남성들이 아니라면 매일 이발소를 다닐 수도 없었기 때문에, 늘 상처와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남성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던 킹 질레트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안전하고 손쉬운 면도를 가능케 해준 질레트 면도기를 개발해냈다. 질레트는 날이 무뎌지면 면도기에서 면도날을 분리해 버릴 수 있는 최초의 ‘리필형’ 면도기였다.
P&G는 오늘날도 면도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및 개발을 통해 남성들의 매일 아침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었다. 연구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남성이 면도를 할 때 쉐이빙 크림을 바른 뒤 피부에 면도날을 170번 사용하는데, 이 중 무려 120번이 쉐이빙 크림이 이미 없어진 부위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P&G는 이를 고려해 개발된 질레트 퓨전 프로쉴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피부를 보호해주는 고무 틀을 장착해 남성들이 면도날을 여러 차례 피부에 사용하는 습관을 고치지 않아도 피부 자극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쉴드의 면도날 제품은 기존의 질레트 퓨전이나 질레트프로글라이드 면도기에도 호환이 가능하다.
◇ 집안을 향기롭게, 다우니 섬유유연제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뒤 P&G의 타이드를 비롯한 합성세제의 사용은 보편화됐지만 당시의 합성세제 제품들은 옷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대신 옷감을 빳빳하고 거칠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P&G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섬유 표면과 물의 마찰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고, 섬유를 부드럽게 풀어주고 정전기를 방지해주며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액체형 섬유유연제 다우니를 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개발된 다우니는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섬유유연제 브랜드가 되었다. 다우니는 기존의 섬유유연제와 달리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2배 농축된 포뮬라로 더욱 효과적인 빨래를 가능하게 했다.
다우니는 한국 시장에는 2012년 처음 진출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향을 앞세워 출시 6년만에 국내 전체 섬유유연제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단기간에 성장했다. 최근 다우니는 세계적 수준의 P&G 전문 조향사가 향수 제작 기법에 영감을 받아 개발한 퍼퓸 컬렉션을 리뉴얼 출시하며 국내 프리미엄 섬유유연제 시장의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다우니 퍼퓸컬렉션은 고급스럽고 정교한 향이 특징으로 향수처럼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로 향 구성 원료가 구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듀얼 향수 캡슐이 포함되어 있어 옷을 문지르면 향기가 되살아나 럭셔리 향수보다 향기가 오래 지속되는 특별한 향기 경험을 제공한다.
◇ 섬유탈취제의 대명사, 페브리즈 섬유 탈취제
향에 대한 P&G의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8년 출시된 페브리즈는 세계 최초의 섬유 탈취제다. 페브리즈는 한 화학자가 하이드록시프로필 베타 사이클로텍스트린 (HPBCD)이란 물질로 실험을 하다 우연히 개발하게 된 제품이다.
연자였던 그는 늘 담배 냄새가 밴 채 생활을 했었고, 그의 아내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담배를 끊으라고 그를 보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루는 HPBCD 관련 연구를 하다 퇴근을 했는데 아내가 몸에서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담배를 끊었냐고 물어봤다. 이에 그는 다음날 실험실로 돌아가 HPBCD를 악취가 나는 물건에 뿌려보았고, 담배, 땀에 젖은 양말, 곰팡이가 슨 셔츠 등 다양한 악취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성분을 사용해 발명된 페브리즈는 제품 분사로 냄새를 가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균과 악취를 한 번에 없애주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냄새가 베인 옷을 매번 빨래하는 대신 섬유탈취제를 이용해 옷의 수명을 늘리고 번거로움을 덜어줬다.
지난 2016년 6월, P&G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페브리즈 신제품 라인을 출시했다. 악취를 완전히 지워버린다는 뜻의 ‘OdorClear’ 기술로, 악취를 일으키는 성분을 찾아 없애버린 뒤 기분 좋은 향으로 대체해준다. 사이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이라는 성분이 마치 청소기처럼 공기 중에 있는 나쁜 냄새를 가둬 버리고, 구연산(Citric acid)이 악취 분자의 pH를 바꿔 냄새가 나지 않고 물에 가까운 성분으로 변화시킨다. 그 후 향기를 내는 성분들이 좋은 향만 남기는 새로운 기술이다.
◇ AI 접목한 스킨케어 브랜드 SKII
이뿐만이 아니다. P&G의 스킨케어 브랜드 SK-II 또한 최근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안면 인식 기술과 AI로 피부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체험형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스마트 스토어에 마련되어 있는 ‘스킨 스캔 부스’에서는 자동으로 체험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피부 상태를 분석한다.
스캔된 데이터는 SK-II의 피부연구 데이터 베이스와 비교하여 피부결, 광채, 탄력, 표정라인, 피부톤 5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준다. 이처럼 SK-II도 인공지능에 기반한 신기술로 화장품 업계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P&G는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한 삶의 질 향상(Touching lives and Improving life)”라는 기업 이념을 가지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 ‘원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소비자가 생각치 못한 일상의 의미 있는 변화를 실현하는 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