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중 관용차 타고 목욕탕 출입’으로 물의를 빚은 이창희 진주시장 이임식이 27일 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민 20여 명은 이날 시청 앞 광장에서 ‘이대로 그냥은 못가요’라는 펼침막을 걸고 이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특정단체 소식이 아닌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소개한 시민들은 이날을 ‘지방독재 청산과 민주정치 회복을 위한 정화의 날’로 이름 붙였다.
특히 이들은 이 시장의 ‘근무 중 목욕탕 출입’과 이를 보도한 기자에 대한 욕설을 희화화 해 욕조를 준비했으며, 목욕 가운과 수건을 이용한 ‘양 머리’로 분장했다.
이날 직장에 휴가를 내고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 시장이 재임한 지난 8년간 갑질과 독선 행정으로 진주에 사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면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이렇게 보내면 멍들었던 시민들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 주나요?”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이 시장은 유등축제를 유료화 해 가림막 설치로 시민 갈등을 불렀고, 의회에서는 의원들에게 막말, 공무원들에게 반말을 해 왔다”면서 “이런 권위적인 권력은 두 번 다시 진주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임식 후 시청을 떠나는 이 시장 관용차를 막으면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이 시장은 이임사를 통해 눈시울을 붉히며 “지난 8년간 진주시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고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진주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으며,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보람차고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분들께는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모두 제 부덕의 소치이며, 시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 불가피한 것이었음을 혜량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이영호 기자 ho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