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는 현재 ‘넷플릭스 메기론’이 관련 업계 곳곳에서 들린다. 수조에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집어넣으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 미꾸라지들이 계속 도망 다니다 보니 더 활발하고 건강해진다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 메기 효과는 강한 경쟁자 덕택에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앞서 설명한 메기효과로 우리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이하 PP)들에게 넷플릭스를 통한 메기 효과를 운운하기에는 전제부터 틀렸다. 메기 효과를 통한 ‘잠재력 강화’를 우리 콘텐츠 시장에 운운하기에는 수익 배분율부터 비정상적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정책으로 전세계 현지 플랫폼 업체와의 수익 배분율을 9:1로 못 박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게 제공하려는 수익배분율도 9:1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국내 PP들은 유료방송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방송 수신료 매출액의 25%를 가져가고, VOD의 수익분배율은 통상 5:5, 6:4 수준이다.
수신료, VOD 수익 배분 모두 넷플릭스와는 큰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에게는 수익 90%를 지급하는 유료 방송사업자들이 국내 PP들에게는 유독 헐값에 콘텐츠를 사가는 것이다.
이처럼 불공정한 수익 배분 상태로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경쟁하기는 중과부적이다.
결국, 일각의 주장처럼 국내 PP에게 메기 효과를 들이대고 싶다면 이처럼 불공정한 수익 배분율부터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우리 콘텐츠 사업자들은 투자 규모에 있어서도 넷플릭스에 대적할 수 없다. 넷플릭스의 올해 전세계 투자 비용만 우리 돈으로 8조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의 자금력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는 인기 배우·스타 작가를 고용할 자본력이 바탕 되는 대기업뿐이다. 넷플릭스와 비교조차 민망한 약소한 국내의 독립제작사와 외주 제작사는 넷플릭스 국내 진출과 동시에 잡초 뽑히듯 뿌리째 뽑혀나갈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불공정한 수익 배분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들어오는 현 상황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본으로 우리 콘텐츠 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정부와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본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