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다수의 팔로워를 가진 SNS스타들이 판매하는 화장품과 패션 상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작은 쇼핑몰에서 백화점에 입점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성공 사례들도 있는가 하면, 무책임한 태도로 과장광고나 엉터리 상담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주로 20대와 30대 여성 사이에서 패션은 물론 화장품, 유아동용품, 소품 등이 SNS를 통해 소개되고 입소문을 얻고 있다.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SNS 스타들이 만든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자 문턱 높은 백화점들도 이 브랜드들에 대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자신의 일상이나 자신들이 재미로 만든 상품들을 올리며 팔로워수를 늘리는 등 인기를 끌다가 패션이나 메이크업에 대한 문의에 응대하며 본격적으로 상품을 판매용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SNS 스타들이 많다. 자신이 모델로 직접 활동하는 게 특징이며 패션에서 메이크업, 식품, 임부용품, 유아용품까지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사업분야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SNS 입소문으로 성공한 1세대 스타인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나 임블리 상무 임지현씨의 경우 자신이 입은 옷을 SNS로 올리고, 반응을 체크한 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등 SNS 소통과정을 거쳐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댓글로 고객의 사이즈나 색상, 핏 등 고객의 디테일한 문의에 응대하고, 의견을 받아 업그레이드하는 등 활발한 소통이 제품 개발에 무기가 되고 있다는 평이다.
이들은 점차 세를 늘려가면서 유명 연예인 협찬과 PPL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SNS로 성장한 업체들이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는 TV프로그램에 협찬을 한 사진을 올리며 영향력을 더 확대하는 추세다.
유통업계도 '제2의 스타일난다'가 될지도 모르는 이런 신인들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 5월 SNS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한 '신세계 브랜드 서울'을 정례화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된 이 행사에 고객의 관심이 쏠리면서 매년 5월·9월에 열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행사에서 주 타깃인 30대가 43%를 차지했고, 20·40대 고객 비중도 45%에 달했다.
지난 5월 브랜드 서울 행사에서는 SNS팔로워가 3만명인 김민아 대표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바이먼슬리', 팔로워가 7만명인 김나리 대표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심플먼트', 3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홈웨어 브랜드 '라닉'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아동복 브랜드 말랑피치, 아동 이너웨어 브랜드 마이민, 러브밤비니, 리틀미스왕 등 30여개 브랜드가 함께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5월 판교점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SNS상에서 인기 높은 패션·잡화·리빙 브랜드를 모은 '셀럽21 SNS 마켓'을 백화점에서 선보였다. 주요 브랜드는 여성의류인 라엘로그와 이블리, 악세사리 게이트리스(GATELESS) 등을 선보였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압구정본점에서 선물 상품 팝업스토어 '기프트 랩'을 열고 친환경화장품 인디리, 심연수, 유아용품 리틀유니콘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도 2012년 스타일난다를 영플라자에 들여오는 파격을 시작으로 2013년 난닝구, 2014년 임블리와 트위를 영플라자와 엘큐브 등에 선보이며 발빠르게 SNS 브랜드에 대처해 왔다. 지난해에는 본점 2층에 SNS 스타 브랜드로 팔로워가 16만에 달하는 듀이듀이, 핀블랙, 갈롱드블랑 등을 모아 판매하는 '아미마켓'을 열기도 했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브랜드를 발빠르게 들여오며 젊은 취향을 맞추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SNS의 영향력이 날로 늘어나면서 매장에서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showrooming)'의 반대어인 '역쇼루밍(逆 showrooming), 웹루밍(webrooming)이라는 신조어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를 취합한 뒤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쇼핑 형태를 일컫는 말이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다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도 신선한 이미지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SNS스타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이미 SNS에서 유명한 패션 브랜드를 모아 트렌드를 선보이는 쇼핑몰 '패셔노바' 가 하나의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등 SNS를 통한 트렌드가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SNS상에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SNS 스타 상품들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미숙한 사업자가 SNS상에서 인기에 힘입어 상품을 판매하면서 상품에 대한 과장광고나 적절하지 못한 의료적 처방으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는 역기능적인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수만명 팔로워를 거느린 한 SNS 스타가 운영하는 한 인스타마켓의 경우 아토피가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며 소금이 들어간 화장품을 추천하는 등 화장품업에 위반되는 과장광고를 한 혐의 등으로 소비자의 신고가 잇따라 소비자원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받아 SNS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SNS 시장이 점차 성장함에 따라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소 사업자가 난립하며 피해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