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017년 1월 업계에서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뒤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지난 6월말까지 2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육아휴직이 실질적인 육아분담에 도움을 주고, 추가적인 자녀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남성육아휴직을 최소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를 보전해 주며 이른바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롯데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신 회장은 평소 조직 내 다양성이 기업 문화 형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 하에 여성인재 육성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이에 롯데는양성평등과 ‘워라밸’을 통한 기업문화의 변화 방안으로 지난해 1월부터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전 계열사에 시행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9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사용자인 400명보다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작년 한해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1100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총 남성육아휴직자 수인 1만2043명 중약 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는 육아에 대한 인식과 행동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롯데가남성육아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전후 남편들의 행동변화를 묻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와 가사분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추가적인 자녀 출산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묻는 응답에 매우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72%,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19%로,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도움이 된 측면으로 가사와 육아를 부부가 함께 한다는 심리적 위안을 꼽았으며, 육아휴직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 유지라 답했다.
또한 남편의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서는 휴직전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 2.3시간보다도 높으며, 북유럽의 덴마크 (3.1시간) 수준의 가사참여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응답자의 89%가 향후 자녀출산계획에도 남편의 육아휴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함께 키우는 육아”가 출산율 제고에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는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남성육아휴직의 활성화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남성직원들이 가정서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지난 1년반 가량의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아 남성육아휴직 지침서 '처음 아빠'를 제작해 사내용으로 배포한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