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되자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반발하는 것은 안그래도 카드수수료, 근접출점 등으로 허리가 휘는 상황인데 인건비까지 치솟는다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것이 이유다.
23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에 따르면 4500원 담배 한 갑을 카드로 계산할 시 가맹점주에게는 4.5%꼴인 204원이 돌아간다.
전체 이익이 9%인 405원밖에 되지 않는데, 카드회사에 112.5원, 가맹 본사에 88.5원을 주고 나면 204원이 남는다. 최근 유행하는 전자담배는 고액 상품이나, 평균 마진이 6.06%로 종이 담배보다 더 낮다.
평균 이익률이 5%밖에 되지 않는 종량제봉투의 경우 오히려 카드회사가 가맹점주보다 이득이 크다. 쓰레기봉투를 100만원 어치 판매한다고 치면 가맹점주는 2만2500원을 가져가고 카드회사는 무려 2만5000원이 수익이다. 본사에는 2500원이 돌아간다.
이러한 현상은 카드회사들이 편의점 등 중소 자영업자에게 매기는 수수료가 2.5%로, 5%의 이익률 중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2.5%를 가맹점주와 본사가 나눠야한다.'
교통카드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가맹점주들은 늘 밑지는 장사를 한다. 교통카드를 100만원 충전할 시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고작 5천원이다. 가맹 본사는 2천원을 챙긴다.
반대로 교통카드로 제품을 100만원어치 결제하면 교통카드 업체는 수수료로 2만원을 번다. 가맹점주와 본사가 각각 1만6000원, 4000원씩 부담한다.
담배의 평균 마진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세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매겨지는 세금은 국민건강증진부담,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총 3318원이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의 카드 결제 비율은 평균 72.25%다. 편의점 총 매출의 50%가 담배 판매에서 나온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매출의 상당 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물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들의 담배 연평균 매출은 2억4228만원이고, 이중 세금은 1억7864만1000원이다. 이중 72.25%인 1억2906만9000원의 세금이 카드로 결제된다는 것인데, 2.5% 수수료를 계산해보면 256만8000원에 달한다.
편의점업계는 나라에서 거두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본인들이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세금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 종량제봉투 등 서비스상품은 카드 결제 시 세금 부분의 비용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편의점주들을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카드회사들이 편의점·제과점·중소마트 등과 대기업 가맹점 수수료를 다르게 받는다는 점이다.
연 매출 5억원이 초과하는 일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인 2.5%는 최고이지만, 대기업 가맹점 수수료는 최저가 0.7%고, 20대 대기업 평균 수수료율은 1.38%다. 8월부터 수수료율 상한이 2.3%로 낮아지지만, 여전히 대기업 가맹점 수수료보다 훨씬 높다.
전편협은 편의점이 세금을 대신 거둬주며 부담하는 카드수수료에 대한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편의점업계는 또 근접 출점을 규제하기 위해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