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유명 호텔 및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장에게 대접한 콩국수 때문에 용역업체 골프장 조리사가 사직서를 내게 됐다. 원청인 신세계푸드는 해당 직원의 재고용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 조리원으로 일해오던 A씨는 지난 19일 CC 그늘집에 들른 레이크우드 회장에 콩국수를 대접했다. 이후 5일이 지나서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회사 측은 사직서를 제출하면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일종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그날따라 콩국수에 쓰이는 중면이 떨어져 중면보다 굵은 면으로 콩국수를 만들었다. 이후 회장은 국수 면발이 왜 이리 굵냐며 지적을 했고, 며칠 후 레이크우드CC가 식음료 용역계약을 맺은 신세계푸드 측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식재료 문제를 제기했다.
레이크우드CC는 신세계푸드에 클럽하우스 레스토랑과 그늘집 등 식음료에 대한 운영을 맡겼고, 이 가운데 조리 분야를 용역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었다. 이 레이크우드CC 회장은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을 운영하는 전원산업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 측은 "공문을 보내 신세계푸드에 납품재료를 바꿔달라는 요청을 하신 것인데, 문제가 커지다 보니 A씨가 책임지고 관두겠다고 해서 용역업체에서는 배려 차원의 권고사직으로 해줄지를 물었던 것이 와전된 것"이라며 "원청업체로서 책임을 지려고 하고 있고, 진정되면 A씨를 다른 사업장 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