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핵심상권으로 하는 백화점들이 '명품 모시기 전쟁'에 나섰다. 고급스러움을 그 모태로 하는 강남권의 주도권을 가지려 하는 주요 백화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명품 일번지로 인정받아 왔던 갤러리아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이어 새롭게 떠오른 신흥 강자로 신세계 강남점이 대두되고 있다. 전통적인 부촌인 한남동과 압구정에 이어 반포가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면서 구매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각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명품을 가장 먼저 유치하고 단독 상품을 선보이며 각자의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실제 신세계 강남점은 루이 비통이 영국, 홍콩, 일본, 한국 4개국에서 1개 매장만 엄선해 선보이는 올해 F/W 컬렉션 팝업스토어를 지난달 26일까지 1층 '더 스테이지'에서 선보였다. 행사 기간 중 더 스테이지에서만 구매 가능한 트위스트 가방, LV 윈저 플뢰르 액세서리 등 단독 상품들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기준 전국 백화점 매출 톱 1위에 올랐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명품 매출 비중이 신세계백화점 평균 매출 비중의 4배를 뛰어넘었다. 그만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관심을 가지는 장이 되었다는 평가다. 반포와 신사동 일대 신흥 부촌이 갖춘 구매력으로 세련된 명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들의 남성 매장이 최근 신세계 강남점을 통해 잇따라 들어왔다. 지난 2016년 루이 비통은 강남점에 국내 최초로 남성 전문 매장을 선보였으며 펜디 남성과 몽클레르 남성 매장도 강남점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 6월 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에 팝업을 선보인 영국브랜드 버버리는 단독 상품인 '가죽핀 클러치'를 완판시키기도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브루넬로 쿠치넬리 남성 매장과 니치향수인 딥티크 서울 부티크 등을 들여오는 등 다양한 시도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색적인 콘텐츠와 콘셉트를 선보이며 모든 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의 위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강남점의 부상에 따라 살짝 주춤했던 갤러리아 압구정점도 최근 명품관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왕실 가죽제품 브랜드인 '포레르빠쥬'의 국내 독점권을 획득했다. 희소가치를 중시하는 이 브랜드의 특성상 전 세계에 7개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갤러리아가 8번째 매장이다.
갤러리아는 1990년대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1호점을 유치하는 등 명품 일번지로 군림해왔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고야드와 톰포드, 스테파노리치, 파텍필립 등을 들여오며 명품의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2017년 상반기에 -0.7%를 기록하는 등 약간 주춤했으나 2017년 하반기 7.9% 신장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10.8% 신장하는 등 다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갤러리아 명품관만이 보유하고 있는 단독 브랜드는 35개로, 이태리 남성 브랜드 '스테파노리치'와 독일 스킨케어 브랜드 '노에사' 등이다. 앞으로 갤러리아는 독자적인 명품을 더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는 이번 시즌 가을겨울 시즌MD 개편을 앞두고는 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래늗 26개를 들여와 젊고 세련된 감각을 보일 예정이다. 프랑스 여성 브랜드인 메종라비 케이루즈, 이태리 여성 브랜드인 마르코디빈세조 등도 들여온다.
현대백화점의 본점인 압구정점도 명품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프랑스 명품 화장품 지방시뷰티를 압구정본점에 입점함으로써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지방시뷰티는 프랑스 명품 지방시가 1989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로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과 일본 이세탄백화점 등 전세계 유명 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다. 색조에 강점이 있는 브랜드로 파우더 '프리즘', 립스틱 '드 루즈' 등으로 유명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방시뷰티를 1층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구역으로 배치하고, 지방시뷰티 2호점도 오는 8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열 계획이다. 한정 상품으로 '드 루즈 스페셜 리미티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부촌인 압구정 지역에서 터줏대감으로 있어온 만큼 규모보다는 내실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전국에서 면적당 매출이 1위를 차지하는 등 규모는 작아도 백화점을 대표할 만한 명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방시 뷰티는 색감뿐 아니라 제품 케이스의 디테일까지 신경써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럭셔리 화장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