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이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과한 의전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김 행장이 신사옥(파이낸스타워) 식당을 방문하면 직원들은 VIP를 모시기 위해 ‘스탠바이’ 해야 한다. 직원들은 ‘식당에서 굳이 저래야 하느냐’는 반응이다.
2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김 행장은 점심을 주로 은행 본점 19층 식당에서 해결한다. 집무실이 본점에 있어서다. 김 행장은 외부 일정이 없는 한 본점 식당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배식도 하고 직원들과 종종 겸상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내식당은 본점 말고도 신사옥 26층에도 있다. 한 개 층을 통째로 식당으로 쓴다. 꼭대기에 있어서 은행 식당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경관을 자랑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메뉴가 잘 나와 직원들에게 인기가 좋다. 공간을 빌릴 수도 있다. 일종의 다목적실인 셈이다.
김 행장은 평소에는 이곳을 이용하지 않는다. 다만 간담회나 고객초청 행사를 열 때 식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매우 드물고 불시에 이뤄진다. 그래서 김 행장이 식당에 들르면 현장은 ‘의전모드’로 돌변한다.
실제로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김 행장 방문소식에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보안요원들이 배치되더니 무전기로 사인을 주고받았다. 엘리베이터가 한 대 고정됐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온 김 행장은 곧장 룸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조리사들이 음식을 하나씩 나르기 시작했다.
식당 한 직원은 “매일 누가 식당을 이용하는 지 일일이 체크하지 않는다. 설령 김 행장이 다녀갔다 해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행장이 예고 없이 찾아오면 손은 바빠지고 직원들도 식사를 하는데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은행장이라지만 다 같이 식사하는 곳에 갑자기 저러면 어떻게 하느냐”며 “구내식당에서까지 왜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측은 “갑자기 (식당에) 간다면 뜬금없을 수 있겠다”며 “그런데 대개 불편하게 하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장이) 회의나 고객 초청해서 식사하는 용도로 가긴 할 텐데 혹시 직원 불편이 있다면 내부에서 세심하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