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조현중)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무형문화재 구술 채록 사업’을 진행해 보유자들의 삶과 전승과정에 대해 생생하게 구술한 자료와 이를 채록한 원천자료를 확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을 발간하고 있다.
2017년에 처음으로 20권으로 엮어 발간했으며 올해는 14명의 전승자에 대한 삶과 애환을 담아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14권을 내놓았다.
자사전은 전승자들의 전승 과정은 물론, 출생과 결혼 등 평범한 일상 속 삶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독자에게 직접 말하듯 기록한 문체 속에서 보유자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면모도 들여다볼 수 있으며 당시의 시대적?역사적 상황, 주요 인물과 예술 종목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 독자들이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술자들 대부분은 1920~30년대에 태어난 고령자들로 그들이 살아온 시기는 일제강점기와 3?1운동, 8?15광복과 한국전쟁, 새마을운동과 대한민국의 폭발적 경제성장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생생한 역사이자 기록이며 그 현장을 지나온 산증인들의 증언이다.
이번 자서전의 주인공은 한산모시짜기(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 고(故) 문정옥 명예보유자 등 기술 분야 2명과 강릉농악(국가무형문화재 제11-4호) 정희철 보유자, 진도다시래기(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 강준섭 보유자 등 공연예술 분야 9명, 좌수영어방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62호) 김태롱 보유자 등 놀이 분야 2명, 의례 분야 위도띠뱃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82-3호) 김상원 보유자 등 14명.
6?25전쟁에 학도의용군으로 강원도 영월 전투에 참전해 동료들이 전멸하는 위기 속에서 총알이 뺨에서 귀 뒷머리로 관통하는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면서도 삶에 대한 처절한 의지로 끝끝내 살아남아 궁중무용의 전통을 계승하고 이론적 체계를 확립한 ‘처용무(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김용 보유자’.
전쟁 중 피난길에 남편을 잃고 여자의 몸으로 혼자서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가로 승승장구해 자식들을 올곧게 키워내고 전통문화의 후원자이자 전승자로서도 굵은 삶을 살다간 ‘북청사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 고(故) 이근화선 명예보유자’ 등 전승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사이자 대한민국 현대사로 무형문화재가 지닌 전통문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무형유산원은 2019년도 사업으로 8명의 구술 채록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구술 채록과 자서전 발간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확대할 예정이다.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은 국내 국공립도서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에 전자문서 형태로도 공개된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