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들이 ‘어느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주간 아이돌’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방송인 조세호의 말 그대로다. 지금의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은 아이돌들이 당연히 출연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경쟁 프로그램인 JTBC ‘아이돌룸’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간 아이돌’이 새 MC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것이 지난해 4월이다. 당시 조범 제작센터장은 “‘주간 아이돌’도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했지만, 앞으로 가야될 미래를 대비해야 했다”며 “이번 개편으로 시청자들과 오래가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했다”고 개편 의의를 설명했다.
하지만 ‘주간 아이돌’의 아이돌 예능 독주 체제는 무너졌다. 대신 ‘주간 아이돌’ MC였던 방송인 정형돈, 데프콘과 제작진이 합류한 ‘아이돌룸’은 지난해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급성장했다. 시청률 면에서 ‘아이돌룸’은 0.5%~1%(닐슨코리아 기준)를 유지하며 0.2~0.4%의 ‘주간 아이돌’을 크게 눌렀다. SNS 상에서도 ‘아이돌룸’의 영향력이 돋보인다. ‘주간 아이돌’은 9개월 만에 다시 MC를 교체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제작진은 맞춤형 전략을 내놨다. 2일 오전 11시 서울 월드컵북로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주간 아이돌’ 제작발표회에서 임연정 PD는 ‘주간 아이돌’의 경쟁력으로 변화무쌍함을 꼽았다.
임 PD는 “우리는 아이돌 맞춤형 프로그램”이라며 “정해진 포맷보다는 세 명의 MC를 활용해서 그때마다 출연하는 아이돌에게 맞춤형 코너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MBC뮤직 ‘쇼 챔피언’과 연계하는 코너로 차별점을 줄 예정”이라며 “더 많은 재미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민-김신영-유세윤을 잇는 ‘주간 아이돌’의 MC는 조세호, 황광희, 남창희로 결정됐다. 세 사람은 제작발표회 무대에 올라 각자의 이름 앞 글자를 딴 ‘조광남’을 외치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조세호는 ‘아이돌룸’에 대해 “‘주간 아이돌’ MC 출신인 정형돈, 데프콘이 신경 쓰이긴 한다”라며 “아마 신경이 더 쓰였다면 출연을 고사하지 않았을까 싶다. 비교될 수 있겠지만 비교조차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어 “두 프로그램의 서로 다른 색깔을 비교해가면서 보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세 명의 조합을 모두가 반기는 건 아니다. 황광희는 “저희가 MC를 맡는다는 소식에 ‘너희들이 뭘 하겠나’라며 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조세호는 “우연히 본 댓글 두 개가 '안 볼래요', '다른 채널 봐야겠다'였다”고 설명했다.
조세호는 “그 두 분을 돌아오도록 하겠다”며 “녹화를 해봤는데 세 명의 조합이 나쁘지 않다. 독보적으로 재밌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 PD는 “MC들과 제작진들의 평생직장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주간 아이돌’은 아이돌의 죽은 예능감을 부활시키고 숨은 매력을 집중 탐구하는 아이돌 전문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조세호, 남창희, 황광희가 MC를 맡은 ‘주간 아이돌’은 9일 오후 5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