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행장 겸직 택한 DGB, 어디로 갈까

회장·행장 겸직 택한 DGB, 어디로 갈까

기사승인 2019-01-24 04:00:00

1년 가까이 공들인 대구은행장 선임이 결국 무산됐다. 

DGB금융은 장기간 유지해온 행장 대행체제를 접고 지주회장과
은행장 겸직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태오 회장은 이달 말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행장으로 취임한다. 김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차기 행장을 직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전에 과거 지배구조 번복으로 들뜬 여론을 가라앉히는 게 과제로 남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18일 김태오 회장을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지주도 김 회장을 차기 행장으로 추천하고 한시적 겸직을 결의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월 박인규 전 지주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물러난 후 10개월간 행장 대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DGB금융은 마땅한 후보가 없고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 체제를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회장·행장이 겸직하는 동안 채용비리나 비자금 조성 등 잘못을 다시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행장 선임은 사실상 2년 유예됐다. DGB 입장에서도 이런 우려를 잠재울만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임직원들에게 과거로부터 단절을 선언했다. 또 입방아에 오른 권위적인 기업문화를 없애고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은 투명한 인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내부혼란 등을 우려해 취임 후 곧바로 회장-행장 분리 작업에 들어가는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 관계자는 “임기 중 임원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행장을 선출하면 내부적으로도 혼란이 올 수 있어서 2년이라는 기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직 임원이나 자회사 대표들이 인력풀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누구 한 사람을 키우겠다는 건 아니고 왕성한 방안 가지고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행장) 취임 이후에 공식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은행 업무 파악을 우선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 행장 취임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가 오는 29일 열린다. 이변이 없는 한 취임은 무난할 전망이다. 임기는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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