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중국 텐센트,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넥슨 인수전에 뛰어든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를 통해 넷마블이 텐센트, MBK파트너스와 함께 넥슨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지분 17.66%를 갖고 있는 3대 주주이기도 하다. 넷마블은 이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초 약 10조원대로 추산되는 넥슨 매각 소식이 알려지고 텐센트 등 해외 자본의 국내 기업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김병주 회장이 설립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넥슨 인수를 위한 자본 대부분을 대고 넷마블이 넥슨 경영권을 가져가는 형태가 점쳐지고 있다.
텐센트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을 중국에 서비스하는 만큼 인수에 따른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대규모 자본 투입보다는 넷마블 주도의 컨소시엄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넥슨을 품을 경우 연매출 4조원대의 최대 게임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양사는 각각 연매출 2조5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는 국내 1‧2위 게임사 위치에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약적인 입지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양사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모바일 게임 중심인 넷마블에 국내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넥슨의 역량이 더해질 경우 플랫폼‧개발 경쟁력 보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넷마블은 매출 3위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지분 8.89%를 갖고 있고 엔씨소프트도 넷마블 지분 6.85%를 보유한 협력 관계다. 사실상 국내 ‘빅3’ 게임사의 연합 체계가 완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과거 넥슨과 엔씨가 우호 관계로 시작해 엔씨 경영권을 두고 맞서는 관계까지 간 원인 중 하나가 양사의 문화적 차이로 알려진 만큼 인수 후 상호 협력에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당시 넷마블은 엔씨와 상호 지분을 교환하며 넥슨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인수가 성립되더라도 넷마블과 넥슨은 상호 간섭을 최소화 하고 각자 사업에 충실할 가능성도 크다. 넷마블의 주주인 텐센트 역시 라이엇게임즈, 슈퍼셀 등 글로벌 게임사를 인수했지만 이들의 사업 행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국내에서 넷마블 외에 넥슨 인수전 참여 의사를 공식화 한 곳은 카카오다. 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카카오 역시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넷마블과 카카오가 인수전 참여를 발표한 후 양사의 협력 또는 대결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