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성향을 늘리려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씨티, SC제일 등 외국은행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은행은 매년 본사에 거액을 송금해 고배당 시비를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배당성향 확대를 요구해온 은행권 손을 들어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건전성을 해칠 수준이 아니라면 배당은 은행 스스로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것. 다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배당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당국 입장”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감독차원에서라도 들여다볼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도 그렇고 특별히 관여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1년 간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분하는 몫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씨티와 SC제일은행은 매년 미국과 영국에 있는 본사에 배당목적으로 거액을 송금한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한국씨티은행이 35%, SC제일은행이 45.68%였다. 양행은 그해 2월과 3월에 각각 940억원, 1250억원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두 은행이 향후 배당성향을 더 키울지 주목된다. 배당성향이 커질수록 투자자를 모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배당 구설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들 은행은 그간 영업을 하면서 국내 투자는 뒤로하고 배당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줄었음에도 무리하게 배당을 강행해 논란이 됐다.
양행은 향후 배당에 관해 말을 아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법제화가 된 것도 아니고 당국이나 정책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