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애경 넘어 SK 향한다

‘가습기 살균제’ 애경 넘어 SK 향한다

기사승인 2019-03-02 00:01:00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재조사 중인 가운데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흡입 독성을 알면서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되는 것을 방치했다는 의혹이 있지만,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재판에 간 적 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옥시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다음으로 큰 피해를 냈던 제품이 ‘가습기 메이트’다.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이 중심에 있다. SK케미칼은 필러물산에 하청을 맡겨 제품을 만들고 애경산업이 받아 판매했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간 뒤 해당 제조·판매 업체를 차례로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13일‘가습기 메이트’를 OEM방식으로 제조한 필러물산 전 대표를 구속기소 했으며 같은 달 28일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와 양모 전무를 구속했다.

지난 2016년 검찰 수사 때는 원료 물질인 CMIT·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이후 CMIT·MIT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쌓이고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며 지난해 본격적인 재수사에 들어갔다.

CMIT·MIT를 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 시판 제품 대부분을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필러물산 전 대표의 공소장에는 SK케미칼, 애경산업과의 공모도 적시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의 당시 경영진에 대한 소환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에 대한 수사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업체이자 직접 제조한 업체이기에 눈길을 끌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는 지난 1994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서 처음 개발했다. 유공이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옥시, 애경 등이 뒤따랐다.

SK케미칼은 주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PHMG·PGH와 CMIT·MIT를 모두 공급했다. PHMG·PGH는 유해성이 입증돼 옥시·홈플러스·롯데마트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최대 책임자로 SK케미칼을 지목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의 '가습기 살균제 건강피해 사건 백서'에 따르면 2011년까지 총 20여 종이 출시돼 800만 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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