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에 들렀고 이후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JTBC ‘뉴스룸’은 김용장 당시 주한미군 방첩 정보요원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김 씨는 인터뷰에서 “전두환 씨가 (1980년 5월) 21일 점심시간쯤 헬기를 타고 광주에 왔다. 이미 대기하고 있던 정호영 특전사령관, 505보안부대장 이재우 대령 그리고 또 한 명 있었는데 누군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들이 (광주제1)전투비행장실에서 만나 어떤 회의를 했고 거기서 사살 명령이 하달됐다고 (미군 당국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당시 정황으로 미루어 전 전 대통령이 헬기 사격 명령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전두환 씨가 헬기로 서울로 돌아간 이후 바로 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 사살 행위가 이뤄졌다. 그런 것으로 봐서 거기서 (명령이) 전달됐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근거 자료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 헬기가 출발을 하면 기록이 남는다. 비행계획서라는 것이 있는데 전두환 씨가 헬기를 타고 어디로 가는 비행계획서가 절대 남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이 당시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회의에 참석했다는 주장과 기록에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씨는 “광주에 왔던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본 사람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 목격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직접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보원으로부터) 바로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현재 해당 정보원과 접촉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자 김 씨는 “진압봉”이라며 “길이가 약 1m고 무게가 약 10kg, 재질은 우리나라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는데 굉장히 강한 나무로 만들었다. 그걸로 한 대 맞은 사람은 바로 골절되거나 치명적인 치사에 이르는 무기다. 그걸 우리 사무실에 누군가 가져다 줘서 본부로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설’과 관련해서는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시 광주는 물샐 틈 없이 봉쇄 돼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미 군사 첩보위성이 광주 상공을 2~3시간 간격으로 선회했다. 한 위성은 고공으로 선회했고 한 위성은 보다 낮은 위도로 했다”며 “북한군 600명 특수군이 잠입했다는 것은 소설에나 나오는 얘기지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헬기 기총 사격과 관련해 “5월 21일 낮에 광주 중심지에 가보면 전일빌딩이라고 있다. 그 주변에 사격을 했고 27일 광주천 상류에서 (사격을) 했다. 그 때 사용했던 헬기 기종이 ‘UH1H’고 ‘M60’ 기관총으로 했다. 그것도 보고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39년 만에 처음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는 이유를 묻자 김 씨는 “정보기관에 근무하다보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 있는 언론 기관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심지어 JTBC도 믿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래도 공신력 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언론이 JTBC”라며 “살아있는 동안 광주에 대한 진상이 이뤄져야지 우리가 죽고 나면 그 일을 누가 하겠는가. 지난 39년 동안 내가 갖고 있던 십자가는 너무 무거웠다. 그걸 내려놓고 싶다. 다 말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손석희 JTBC 사장은 “이 내용들은 검증을 해봐야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인터뷰에서는 김용장 씨의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자서전 등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광주 방문이나 헬기 사격 등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지난 11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