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IT 강국’이 옛말이 되려 한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생겼다 사라지기 일쑤다. 규제는 여전하고 인재는 부족하다. 인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도 치열하다. 국내 IT 기업들은 어떤 기업문화와 복지로 차별화를 뒀을까. ‘알아보잡’에서는 독특한 기업문화 및 복지 정책을 지닌 기업을 살펴본다.
▲ 오후 12시10분
“A씨가 지하철에 올랐다. 좌석은 많았다. A씨는 빈자리에 앉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켰다. 오전에 지하철 운행이 지연됐다는 기사가 보인다. 월요일 아침부터 끔찍한 지옥철이었겠구나. A씨는 미간을 찌푸리며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12시40분 도착 예정이다.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
→ 여기어때는 주35시간 근무제를 진행하고 있다. 월요일은 오후 1시 출근 및 오후 6시 퇴근이다. 기타 요일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로 총 90분이다. 여기어때는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 오후 12시50분
“A씨가 사무실에 도착하기 무섭게 하자 맞은편의 동료가 인사를 건넨다. ‘에이미, 주말 잘 보냈어요?’ 간단히 답한 뒤 에이미는 PC를 켰다. 바탕화면에 메모해둔 내용이 보였다. ‘도서 구매 영수증 제출하기’”
→ 여기어때는 2017년 4월 강남으로 사옥 이전하며 닉네임 호칭 문화를 적용, 기업문화 변화를 시도했다. 직급을 폐지하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 문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직원들은 서로를 영어 닉네임으로 부른다.
이와 함께 여기어때는 직원들에게 도서 구매비를 무제한으로 지원하고 있다. 과거에는 온라인 도서 구매만 지원 가능했다. 또한 책을 읽은 뒤에도 회사에 반납해야 했다. 현재는 직원들이 서점에 직접 가서 도서를 사면 해당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서점에서 자비 또는 법인카드로 책을 산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 오후 3시17분
“에이미가 연신 하품했다. 주말에 부산 여행을 다녀온 여파가 크다. 1시 출근이라 괜찮을 줄 알았지만 연신 피곤함이 몰려왔다. 커피를 한잔 마셔야 잠이 깰 것 같다. 에이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크, 저 젊다방 가서 커피 한잔하려고 하는데 같이 갈래요?’”
→ 젊다방은 저렴한 메뉴를 자랑하는 직원 전용 카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불과 800원이다. 스무디 등 일반 카페에서 다소 높은 단가의 음료들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오후 3시30분
“‘무척 피곤해보여요’ 제크의 말에 에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미는 친구들과 2박3일 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주 월요일에 급하게 연차를 냈지만 무리 없었다. 팀장의 결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이번 여행에서 회사에서 지원해준 포인트를 사용, 호텔 숙박비를 아꼈다. 좋은 호텔에 저렴하게 묵을 수 있어 고맙다는 친구들의 인사도 좋았다. 아낀 숙소비는 식비로 이용, 꽤 알찬 여행을 즐긴 셈이다”
→ 여기어때는 연차를 사용할 때 연차 관련 사유는 적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연차 결재를 올리고 본인이 승인하는 식이다. 또한 여기어때는 5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직원들에게 지원한다. 해당 포인트는 여기어때 앱에서 숙소 및 액티비티 예약에 사용 가능하다.
▲ 오후 6시5분
“‘에이미 퇴근 안 해요?’ 제크의 물음에 에이미가 고개를 저었다. ‘저녁 먹고 가려고요’ 에이미가 대답했다. 저녁에 잠깐 친구를 보기로 했다. 친구와 만나기 전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약속장소로 향하면 딱 맞을 듯하다. ‘제크는 집에 가요?’ 제크는 회사 앞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다 귀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 여기어때에서는 직원들에게 삼시세끼 제공하고 있다. 아침은 오전 8시50분까지 제공되며, 점심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직원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의 경우 홀수 층과 짝수 층으로 나눠 2부제로 운영한다. 오전 11시30분에 1부 직원들이 식사한다면, 오전 11시45분부터 2부 직원들이 식사하는 식이다. 또한 여기어때는 사옥 건너편의 피트니스 센터를 직원들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피트니스 센터를 방문해 사원증만 제시하면 된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