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두고 첨예한 갈등

SKT-LGU+,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두고 첨예한 갈등

기사승인 2019-07-05 15:19:15

케이블방송 업체의 인수합병(M&A)에 나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알뜰폰 문제를 놓고 부딪혔다. 양사는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통신 기업의 케이블방송사 M&A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에 동의했지만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에 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정책 세미나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부분은 방송사업의 M&A가 아닌 CJ헬로가 가진 알뜰폰이었다.

SK텔레콤 정책개발실 이상헌 실장은 “CJ헬로 알뜰폰의 경우 점유율이 1% 수준으로 규모 자체만 가지고선 이통사 경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알뜰폰 업계 상징인 CJ헬로는 이통사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이통사들을 자극한다는 존재 자체의 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러한 이유로 CJ알뜰폰을 독행기업으로 봤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알뜰폰을 지원하기 위한 육성 정책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상징적 주체를 이통사가 인수하도록 허용해선 안된다는 게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독행기업’은 공격적 경쟁전략을 통해 가격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 M&A 심사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불허하는 근거로 CJ헬로가 독행기업임을 내세웠다.

과거 심사처럼 CJ헬로 알뜰폰 사업 부문이 여전히 독행기업으로 인정돼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경우, LG유플러스의 헬로모바일 인수가 정부 심사 과정에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은 "과거 공정위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독행기업으로 판단한 것은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  과의 합병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며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합병할 때 알뜰폰 시장 전체 점유율은 15%에 불과하고,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역시 22%를 넘지 않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토론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서도 CJ헬로 알뜰폰 인수가 '문제 없음'을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 사업자 인수합병 심사의 핵심은 ▲M&A에 따른 경쟁제한성 여부, ▲방송의 공적책임(공익성) 확보 여부 두 가지인데, 경쟁사들은 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려 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측은 “CJ헬로는 2013년 약 24%였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는 10% 미만으로 추정된다”며 “알뜰폰 매출액 증가율 역시 2015년 27%를 상회하다 2016년부터 급격히 감소하여 지난해에는 역성장한 것을 보면 CJ헬로를 현재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시장 1위이면서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합병 시 발생하는 시장의 경쟁제한성 은폐를 위해, KT 역시 자사 알뜰폰 가입자를 뺏길까 두려워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를 트집 잡고 있다”며 “경쟁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수차천(以手遮天)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인수에 따른 조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양사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각 사가 독립된 법인으로 유지되는 인수를 선택했다”며 “미디어 다양성 및 지역성 등 방송의 공적 가치에 대해 그간 CJ헬로가 해온 역할을 더욱 제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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