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며 핵심 미디어로 자리매김한 OTT에 대한 국내 최초 전문 연구단체가 출범했다.
한국OTT포럼은 오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OTT산업 발전을 위한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창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OTT 포럼 결성 계기는 최근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상징되는 글로벌 OTT가 국내외 미디어 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지만 한국에는 OTT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단체나 협회가 없어 체게적인 연구와 논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대 한국OTT포럼 회장은 성동규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성 회장은 “웨이브(옥수수+푹)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 등장에 발맞춰 콘텐츠를 튼튼한 플랫폼에 올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시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한국OTT포럼은 OTT산업 자체에 대한 연구만을 제한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도입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시장 상황의 변화, 이용자 보호, 국내 환경 분석, 정책 등을 포괄하는 전문‧개방적 연구모임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해외 OTT기업과의 역차별 해소다. 현재 국내 사업자는 트래픽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에게 망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글로벌 OTT의 경우 사실상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무료로 국내 캐시서버를 사용 중이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미나 발제를 통해 “글로벌 사업자는 망 이용료, 저작권 침해, 저작권료 배분 등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 국내 사업자를 역차별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역외사업자에 대한 규율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OTT에 대해 규제를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에 맞설 대항마를 먼저 키워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데이터 축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희주 콘텐츠연합플랫폼 본부장은 "규제가 도입되면 넷플릭스나 구글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결국 국내 사업자만 규제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규제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해외사업자에 대응할 수 있는 '대항마'를 키우기 위한 진흥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욱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도 "영국 등 유럽은 넷플릭스와 같은 미국 미디어 서비스 기업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미디어를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국문화나 한국어 콘텐츠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사업자 육성에는 공감했지만, 무조건적인 국내 사업자 보호보다는 이에 앞서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 기반 시장 모니터링을 제대로 해야 진흥이나 규제를 할 수 있는데 기초가 없는 상황에서 다들 집을 지으려 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사업자들 협조가 필수적인데 정작 사업자들은 법이 없어 데이터를 주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라 필요하다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