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볼 때 무대 위에 어떤 배우가 오르느냐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같은 연극이라도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공연이 되기도 하니까요. 공연을 즐기는 팬들이 캐스팅을 살펴 관람을 결정하는 이유입니다. 마찬가지로 옆자리에 어떤 관객이 앉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공연이 되기도 합니다. 느닷없는 순간에 웃음을 터트리거나 대화를 나누는 관객이 가까이 있다면 공연에 몰입하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앞서 지난 15일 온라인에는 배우 강한나, 오혜원, 손석구의 연극 관람 태도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들이 이날연극 ‘프라이드’를 보며 다른 관객들의 관람을 방해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죠. ‘프라이드’는 이들과 함께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 출연 중인 배우 김주헌이 무대에 오르는 연극입니다. 이들은 동료인 김주헌의 응원 차,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기를 남긴 관객들은 강한나, 오혜원, 손석구가 웃을 장면이 아닌데 웃거나, 공연 중 대화를 나누고 기지개를 켜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무대에서 사진을 찍는 연기를 하자 객석에 앉아 손으로 브이(V)를 만들어 보였다는 목격담도 등장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강한나는 16일 이른 오전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극 중에서 웃음이 날 만한 장면이 아니었지만 웃었던 부분, 사진기가 객석 쪽 좌석을 향했을 때 브이(V)를 한 부분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셨던 관객분들께 공연 관람에 지장을 드리고 불편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라며 고개를 숙였죠. 이어 “그러한 행동이 무대에 서신 배우님들께도 방해가 됐을 수 있기에 배우님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성숙한 관람 매너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반성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혜원 또한 이날 SNS를 통해 “어제 연극 ‘프라이드’를 관람하며 저의 경솔하고 바르지 못한 관람 태도가 좋은 작품과 관객들에게 누를 끼친 점 반성하고 있다”며 “저의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올바른 관람 태도에 대해 숙지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함께 도마에 올랐던 손석구는 별다른 입장이나 사과 없이 침묵을 유지 중입니다.
무대 위에 누가 올라가느냐는 사전에 알 수 있는 정보이고,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공연 관람 시 옆자리에 누가 앉느냐는 알 수도 없고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돈과 시간을 들여 공연장에 와서 옆 사람의 무례로 관람을 망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관람 예절을 숙지하고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공연장에선 막이 오르기 전 주의해야 할 사항을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이것만 듣고 지켜도 공연 관람 후 사과할 일은 없지 않을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