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출발해 최근 영화 ‘미쓰 와이프’ 드라마 ‘플레이어’로 코미디 연기 몸풀기를 마친 배우 송승헌이 ‘위대한 쇼’에 뛰어든다. 송승헌은 가족소란극을 표방하는 tvN 새 월화극 ‘위대한 쇼’를 통해 유쾌한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는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위대한 쇼’는 전 국회의원이 국회 재입성을 위해 문제투성이 사남매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승헌은 이 작품에서 청년비례대표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재선에서 낙선해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전 국회의원 위대한 역을 맡았다.
21일 오후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위대한 쇼’ 제작발표회에서 신용휘 PD는 진중한 이미지의 송승헌을 캐스팅한 이유에 관해 그의 20년 전 데뷔작인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언급했다. 신 PD는 “송승헌을 보며 ‘남자 셋 여자 셋’ 당시를 떠올렸다”며 “전작 ‘미쓰와이프’와 ‘플레이어’에서 확인했듯, 송승헌 씨 안에 밝고 유쾌한 위대한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 송승헌이 폭넓은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송승헌 또한 ‘남자 셋 여자 셋’ 출연 당시를 “가장 순수했던 때”라고 회상하며 “최근 진지한 이미지로만 굳혀져 고민 끝에 ‘플레이어’ 등에서 색다른 연기를 보여드렸다. 창피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이 재미를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연기를 더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무겁지 않게, 힘을 빼고 아주 가벼운 연기를 하고 있다. 현장에 갈 때마다 즐겁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쇼’는 선거와 국회의원이라는 소재를 앞세웠지만, 정치드라마가 아닌 가족드라마에 가깝다. 독특한 소재를 감각적인 연출로 다루는 기존 tvN 드라마보다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신 PD는 “독특한 드라마를 주로 제작해온 tvN의 채널 색채와는 조금 다른 작품”이라며 “최근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만큼, 시청자가 유쾌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도 하나쯤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위대한 쇼’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극 중 제 직업은 정치인이지만, 주된 내용은 정치가 아니다”라며 “부성애가 전혀 없는 위대한이 사남매를 만나 여러 소동을 겪으며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요즘 드라마는 자극적인 편이다. 우리 드라마엔 액션이나 판타지는 없지만, 이야기의 큰 힘이 있다. 그 자체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동생들과 함께 위대한 앞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한다정 역을 맡은 배우 노정의는 “좋아하는 간식을 주고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며 동생 역을 맡은 배우들과 친해졌다”며 “아빠 역을 맡은 송승헌 선배도 현장에서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