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를 시험하던 중 갑자기 자동차가 자기 멋대로 트렁크와 선루프가 열린다. 멈추지 말아야할 곳에서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중국 텐센트 보안 연구팀에서 테슬라 자율주행 자동차를 해킹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여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정보가 아닌 음란물이 상영돼 논란이 됐다. 모두 해커들이 네트워크를 장악해 원격으로 단말 통제권을 얻어 조작한 것이다.
KT는 '초안전' 시대를 이끌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사물인터넷(IoT) 보안 솔루션인 ’기가스텔스’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시범서비스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5G 시대와 함께 많은 IoT 제품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작동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IoT 장비 대수는 1200억개에 이른다. ‘초연결’ 시대 살고 있음과 동시에 모든 것들이 해킹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이 시점 국내 IoT 해킹 피해액이 26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상생활 전반이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있는 5G시대의 IoT 보안은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등 5G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IoT 시장의 보안 이슈를 기가스텔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가스텔스는 블록체인을 네트워크에 적용해 인터넷주소(IP)를 숨기는 ‘인비저블 IP' 기술을 적용했다. 또 신원이 검증된 송신자에게만 IoT 단말의 IP 주소가 보이게 한다. 일단 IP 주소가 눈에 보여야 해킹을 하려는 ‘생각’이라도 할텐데, 접근 포인트인 IP 주소를 아예 볼 수 없기 때문에 공격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 저장에 적용된다. 서버나 단말의 중요 정책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보관된 정보가 변경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한다.
이경로 KT 보안비즈크리에이션팀 팀장은 “3G나 LTE 때 기기들은 주로 스마트폰, 테블릿 같은 것들이 확산되며 고사양 OS를 사용해 보안도 훌륭한 편이었지만 IoT 단말은 최저사양, 최저가로 만들어지다보니 비표준 OS를 사용해 보안 위협이 높아졌다”며 “네트워크를 방어해준다면 효과적으로 위협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기가스텔스가 경쟁사에 비해 범용성·가격·보안 면에서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고가의 기존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있는데 반해, 기가스텔스는 단말에 추가적인 장비 도입 없이 네트워크 기반으로 보안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IoT 단말 단위의 세밀한 보안 관리를 제공하며, 손쉬운 보안 운영 기능으로 관리자 편의성을 높였다.
이 팀장은 “경쟁사가 제공하는 양자암호 기술은 특정 구간의 키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보안을 강화했고, 광통신 기반으로 운용돼 고가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이 비싸다”며 “사용자, 서버, 단말 간 엔드투엔드(End-to-End)의 보호가 진정한 보안이라고 생각하는데, 기가스텔스는 특정 구간이 아닌 전반에 걸쳐 보안을 강화하고 비용도 실제 상용화할 수 있을만큼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성철 KT 정보보안플랫폼사업담당 상무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초안전’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그러다보니 고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보안이 뚫리지 않도록 고객들이 쓰는 단말, 버스 안 공공와이파이 등 대중화된 쪽에 힘을 많이 실었다”고 설명했다.
KT는 기가스텔스가 적용된 IoT 게이트웨이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연내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가스텔스 IoT 게이트웨이는 원격 검침기, 카드결제기, 버스정보단말기 등 다양한 IoT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하다. KT는 앞으로 기가스텔스를 IoT 게이트웨이 이외 무선통신모듈 및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KT는 기가스텔스를 통해 KT 5G 플랫폼의 차별화 토대를 마련하고, 기존 5G의 특성인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을 넘어선 ‘초안전’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기가스텔스 상용화를 시작으로 IoT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네트워크 보안을 지속 확대하여 시장을 리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