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작지만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요.”
신진 패션 브랜드에게 촬영 스튜디오, 창고 등의 설비는 공상에 불과하다.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은 패션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MUSINSA STUDIO)에 모여 비용 절감과 네트워킹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 공유 오피스의 생활은 어떨까. 직접 입점 브랜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로 론칭한 지 3주년을 맞은 신진 브랜드 ‘댁스터’(DEXXTER)를 최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신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댁스터는 스트리트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지난 6월 무신사 스튜디오에 입점했다. 당초 댁스터 사무실은 강남에 위치했지만 자재를 구입할 때마다 동대문까지 가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자재 구입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무신사 스튜디오로 사무실 이전을 결정했다고 박민수 댁스터 대표는 설명했다.
무신사 스튜디오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들이 있는데, 이 조차도 신진 브랜드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댁스터는 무신사 스튜디오에 입점하면서 구축된 시스템을 이용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품 촬영만 한 번 하려고 해도 비용이 꽤 부담되죠. 준비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무신사에서 준비한 시설을 소정 대여료만 내고 사용할 수 있으니 비용은 물론, 몸도 덜 힘들어졌어요. 또 무신사 스튜디오 입점 브랜드는 모두 같은 택배사를 이용하는데, 함께 배송하다 보니 택배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어요. 이전에는 2500원 정도가 들었는데, 지금은 1800원 수준이에요.”
옆집 브랜드는 때론 협력사가 된다. 입점 브랜드 간 콜라보레이션이 그 대표적인 예다. 최근 댁스터는 휴대폰 케이스 제작 업체의 제품 디자인에 참여했다.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해당 모델은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업계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과가 됐죠.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수소문해 귀띔해주곤 해요.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죠. 작지만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무신사 스튜디오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입점 브랜드는 무신사 스튜디오 상주 패턴사와 함께 생산을 진행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패턴사 기술에 따라 옷의 착용감이 달라진다고 말 할 정도로 패턴은 의류 생산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기술력 가진 패턴사를 만나지 못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브랜드는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무신사의 최종 목표는 신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이다. 작은 브랜드가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해 국내 패션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무신사 측은 전했다.
“내부에는 내공 있는 디자이너도 많아요.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마련하려고 해요. 교류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무신사 스튜디오의 강점인 것 같아요. 신진 브랜드는 공장 핸들링과 마케팅이 취약해요. 마케팅 수업을 별도로 마련해 브랜드를 교육하기도 하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불필요한 가지들은 쳐내고 본질적으로 입주 멤버들을 도울 방법들을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한국 패션에서 무신사 스튜디오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