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에이즈 감염 증가에 ‘전담 요양시설’ 만드나

노인 에이즈 감염 증가에 ‘전담 요양시설’ 만드나

기사승인 2019-11-29 05:00:00

감염률 낮은 편이지만 ‘에이즈 퇴치’ 위해 예방관리 대책 수립

감염 고위험군 모이는 장소에 ‘예방센터’ 추가 설립도

 

보건당국이 노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감염인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요양‧돌봄‧호스피스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정책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또 감염 고위험군 모이는 지역에 ‘에이즈예방센터’를 설립하고 신속진단‧상담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 대책’을 수립, 지난 28일 발표했다.

2023년까지 에이즈 퇴치를 목표로 하는 이번 대책안은 지난 3월 확정된 ‘제2차 감염병예방관리기본계획(2018~2022)’ 내 후천성면역결핍증 정책 추진방향에 따른 세부계획이다. 대한에이즈학회,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등의 의견수렴 후 지난 달 25일 ‘감염병예방법’ 상 후천성면역결핍증 전문위원회에서 의결해 확정했다.

HIV는 AIDS(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하며, 에이즈는 HIV에 감염된 후 면역체계가 손상돼 주폐포자충 폐렴, 결핵 등이 나타났을 때를 말한다.

대책안에는 ‘요양‧돌봄‧호스피스 서비스 모델 개발 및 정책 반영’ 계획이 포함됐다. 이는 생존감염인과 감염인의 장기요양시설 요구 증가에 따른 것이다. 우선 감염인 상담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감염인 입원 시 간병인건비‧감염관리비‧상담프로그램지원비 등을 요양병원에 지원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결핵‧에이즈관리과 과장은 “최근 노인 에이즈 환자가 늘면서 요양시설이나 간병 등 돌봄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공자가 꺼려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어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모델을 개발했다”며 “다음 달 초에 공청회를 열고 ‘국내 실정에 맞는 HIV 감염인 요양(돌봄)서비스 모델 개발’과 관련 정책연구, ‘HIV 감염인 인권 보호 및 안전한 의료기관 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에이즈 인식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해 의견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2018년 HIV/AIDS 신고현황’을 보면, 2018년 기준 사망자를 제외하고 신고된 감염인은 1만2991명이다. 10년 전 4979명에 비해 2.6배 늘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93.2%(1만2106명), 여자 6.8%(885명)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19세 이하는 44명, 20대 2103명, 30대 2863명, 40대 3288명, 50대 2771명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은 1922명이었고, 65세 이상 고령 감염인은 전체 7.8%(1010명)로 2013년 이후 연평균 14.4% 증가했다.

한편, 대책안에는 HIV 노출 후 검사 권고시기를 기존 12주에서 4주로 단축해 조기에 감염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음성으로 확인된 경우 최근 노출일로부터 6주, 12주 이후 재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 공 과장은 “검사 시약의 발전으로 민감도가 높아졌다. 기존 1, 2세대 시약은 노출 후 12주 정도 돼야 검진 결과가 정확했는데 3세대는 보다 짧은 시간 안에 정확한 검진을 할다”고 설명했다.

조기진단과 감염 인지율 향상을 위해 보건소 HIV 간이검사 체계도 개선한다. 현재 전국 96개소(전체 보건소의 37%)에서 지원하던 것을 2023년에는 전국 보건소와 상담센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검사 후 양성이 나오면 반드시 추가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안내할 계획이다. 공 과장은 “간이검사는 쉽게 말해 셀프(self) 테스트다. 고위험군이 익명으로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라며 “문제는 간이검사의 정확도가 낮다는 것이다.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 중 80%는 위양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철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또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보건환경연구원만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는데 앞으로는 민관기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감염 고위험군의 검진율 향상을 위해 신속진단 및 상담 등을 제공하는 ‘에이즈예방센터’를 현재 전국 5개소에서 7개소로 늘린다. 예방센터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거나 동성 간 성행위가 이루어지는 등 감염 고위험군이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설립된다. 현재는 서울 3곳, 부산 1곳, 경기 1곳에 있다. 공 과장은 “예방센터가 의료기관은 아니다. 카페처럼 오픈된 공간에서 간이검사 시약을 제공하고, 다양한 언어로 질병에 대해 안내한다”며 “보통 감염 고위험군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예방센터를 곳곳에 많이 두기 보다는 그룹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에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우선 2개소를 확충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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