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산업 강화’만 답일까?…‘제조원 삭제’에 소비자 부작용 우려 ↑

‘화장품산업 강화’만 답일까?…‘제조원 삭제’에 소비자 부작용 우려 ↑

기사승인 2019-12-10 04:30:00

정부는 ‘K뷰티’ 발전 지원을 위해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유사제품 생산 우려로 ‘제조원 표기를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조원이 제품 신뢰도와 직결된다며 이를 반대해 정책 시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화장품 제조원 표기 삭제를 반대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일 한 지역 맘카페에는 ‘화장품 제조원 정보 삭제 요청법 반대 국민청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글쓴이는 “여기에 화장품 안 쓰는 사람 있느냐. 로션, 샴푸, 크림, 립밤 등 모두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는 방사능 범벅된 일본산 화장품이 국산으로 라벨갈이 되도 알 길이 없다. 어떤 분이 이에 반대하는 청원을 올려 사진을 퍼왔다. (청원에) 많은 동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화장품에 표기된 제조원 정보 삭제 요청을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청원자는 “제조원 및 성분을 확인하는 일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습관이 됐다. 핸드폰 앱으로 성분을 확인하고 인증을 받은 제조회사에서 화장품을 만들었는지 확인도 한다”며 “제조원 표기가 없어지면 화장품 제조회사는 책임 있는 제조를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중국산 싼 원료로 제조하거나 저렴하게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 제조 화장품인 것처럼 유통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화장품 육성방안을 지난 5일 발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화장품 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일본 원료 수입 비중 인하 ▲기술 개발 ▲제조자 표기 삭제 등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는 화장품에 제조원이 노출되다 보니 해외 경쟁사가 직접 제조사와 계약해 유사 제품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정책을 공감하기 어렵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사항이 아니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화장품 제조업체는 이미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정보가 됐다”며 “이를 없애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는 소지가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화장품 제조원 표기 삭제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조원 표기가 사라지면 소비자는 구매 시 판단해야 할 객관적인 정보가 없어진다. 이에 우려를 표하는 소비자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소비자 요구도에 미뤄볼 때 화장품 제조원 정보는 더 디테일하게 제공돼야 할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조국이나 제조업체에 따라 제조원 관리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법규가 느슨한 업체에서 제품이 생산돼 발생하는 부작용과 문제점은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세심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 방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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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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