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OTT 등 신사업에 최소규제 원칙 적용"

한상혁 방통위원장 "OTT 등 신사업에 최소규제 원칙 적용"

기사승인 2020-01-16 11:30:00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방통위 주요 업무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공=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미디어 소비와 광고가 모바일로 이전되고, 글로벌 방송사업자의 국내 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방송통신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방송통신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디어의 신뢰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14일 오전 11시반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방통위 주요 업무계획을 브리핑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전체적인 기조는 변화된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를 전면 혁신하여 미디어 산업을 활성화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케이블과 IPTV의 차별적 광고 규제 해소, 협찬고지 허용범위 확대 등을 추진한다. 차별적 광고규제 해소란 유료방송에는 허용되고 지상파에는 금지되고 있는 중간광고,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비율이 다른 가상 간접광고 비율을 의미한다. 또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신융합서비스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를 표명했다. 

OTT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OTT에 대해 기존 유료방송에서는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하고, 산업활성화에서는 최소한의 규제를 해달라고 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며 "이를 종합하고, 과학기술정통부와 의견을 모아 충분히 듣고 정책들을 마련해 나가고자 하는데 정부의 논의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사업자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있고 디즈니플러스 등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사업과 관련해 국내 사업자들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형평성을 맞춰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IPTV 특별법, 방송법, 유료방송법 등이 충돌하여 이중규제가 되거나 상충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법의 정비 필요성이 있는데 저희들이 작년에도 지속 연구를 해 왔고, 법제 통합에 관련한 정보통신의 장기적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며 "지난해 논의의 출발로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는데,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의견을 받아 장기적으로 계획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역별 상호겸영규제의 개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SO 같은 경우는 권역별로 시청점유율을 확인해서 이를 규제하고 있는데 IPTV 등 새로운 서비스들은 이에 포함되지 않아 왔다"며 "이런 기존 규제들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간광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 위원장은 "중간광고 규제는 산업활성화 측면도 그렇지만 서비스별 규제형평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며 "반대 여론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규제형평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에는 변함 없다"고 언급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방통위 주요 업무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공=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는 이처럼 규제를 풀어주는 기조 속에서도 불공정행위에 대한 고삐도 죄었다. 방송시장에서 발생하는 신 유형 불공정행위를 금지행위에 포함시킬 것을 예고했다. 신유형 불공정행위의 사례로는 자사가입자 서비스 이용 방해, 해상도 등 품질 저하 행위를 들었다. 과다경품이나 비정상 영업채널을 통한 단말기 유통 등도 들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유료방송사에 대한 현장조사권을 도입해 조사의 실효성을 높여 고질적 불공정행위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한 위원장은 "불공정행위는 시기를 막론하고 엄격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며 "신규 서비스가 도입되며 서비스 저하 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금지되지 않아 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새롭게 나타나는 불법행위들, 사업자의 행위들을 보고 불법이 적발되면 현장조사를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조사권이 확대되는 기조가 규제 완화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제하는 내용은 아니고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구체적인 업무로 할 수 있는지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점검의 대상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새로 늘어나는 불공정행위들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취지"라며 "이 부분들이 새롭게 도입되는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으며,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신뢰받는 방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방송통신 이용자의 권익을 증진하는 정책도 펼 것을 약속했다. KBS 이사와 사장 선임에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아동과 청소년 출연자가 제작 과정에 참여할 때 권리 보장을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EBS '보니하니'의 유투브 채널 내용에 대한 논란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공영방송의 이사선임 관련 국민참여는 법으로 되는 것은 법 개정을 통해, 그렇지 않은 것은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하고 "아동 청소년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방송뿐 아니라 방송이 제작하는 유투브 통신서비스에서도 이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방향을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통신과 방송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방통위의 허가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대한 방통위의 사전동의가 언제쯤 날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현재의 제도에 따르면 합병에 따라 방통위의 사전동의가 필수적"이라며 "구정 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인 지상파, 종편, 보도PP채널에 대한 재허가 재승인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YTN과 연합뉴스TV는 3월에, TV조선과 채널A는 4월에, JTBC와 TVN은 11월에 허가 승인 기간을 맞는다. 종편채널인 MBN은 종편채널 설립 과정에서 임직원 명의 차명대출과 분식회계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종편사에 대한 조사과정이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며 "재승인 조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이후에는 드러난 사실들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승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국민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어느 부분이든 개선하겠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답을 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업무계획 인포그래픽. /제공=방송통신위원회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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