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극 ‘스토브리그’가 본 방송 쪼개기와 과도한 PPL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본방송을 3부로 쪼개 방영한 것도 모자라 예고편도 광고를 내보내고 공개했다. “사실상 4부 쪼개기 편성”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러다가 드라마를 9이닝으로 나눠 방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푸념이 쏟아졌다.
‘스토브리그’는 리그 꼴찌 프로야구팀 프런트의 겨울나기라는 독특한 소재로 드라마 팬과 야구 팬들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첫 방송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해 방송 4회차 만에 10%를 뛰어넘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미 최고 시청률이 17.0%까지 치솟았으니 20%를 넘길 가능성도 크다.
SBS는 지난 17일 10회 방송분부터 60분짜리 드라마를 총 3부로 나눠 방송했다. 1부당 약 20분이 방영되고 90초 광고가 이어지는 형식이다. 이에 관해 SBS는 “모바일 이용자들이 늘며 시청 패턴이 변화하는 추세라 편성을 다양하게 시도하기 위해 내부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SBS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SBS는 지난해 드라마 ‘배가본드’와 예능 ‘미운우리새끼’를 3부로 쪼개 방송했다. 이에 관해 다수의 시청자는 “시청 흐름을 방해한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과도한 PPL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근 방송인 11회에서는 곱창, 떡볶이 프랜차이즈와 홍삼 등의 PPL이 이어지며 작품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도 등장했다.
인기드라마에 광고를 넣어 SBS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수익이다.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과 달리 지상파는 방송에 중간 광고를 넣을 수 없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몇 년 전부터 1회를 1·2부로 나눠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방송 편성이 나뉘어 있다면 그 사이 광고를 넣어도 방통위가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이 3부로 나뉜다면 중간 광고 아닌 중간 광고를 1회 더 삽입할 수 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시청 몰입도, 방송사 신뢰도 등이다. 빠르면서도 촘촘한 전개로 호평받았던 ‘스토브리그’는 쪼개기와 PPL로 초반만큼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이 높아질수록 시청이 불편해지는 콘텐츠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호평 대신 ‘9이닝이 될 뻔한 드라마’로 기억되진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