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을 금지하거나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통제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으려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 로이터, CNN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중국 전역에 대해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여행금지를 권고하는 단계로, 이에 따라 여행자는 사전 통지 없이 여행이 제한된다.
미국 국무부는 “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며 “상업용 운송 업체는 중국을 오가는 노선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현재 중국에 있는 사람들은 상업적 수단을 사용해 출국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우한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미국 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약 200명의 미국인이 우한시에서 대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국민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은 권고하지 않았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인 낸시 메소니에 박사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커뮤니티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인들은 마스크를 쓰는 대신 자신이 열과 기침의 증세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비율이 매우 높다. 캘리포니아주 UCLA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 교민은 “많은 미국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정도”라며 “마스크도 잘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확인된 감염 환자는 31일 오후 6시 기준 6명이다.
일본은 31일 중국에 대해 2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긴급하거나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중국 여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단, 후베이성에 대해서는 3단계 경보를 내리고 방문 중지를 권고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감염 증상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계획을 전하기도 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지정감염증’ 지정에 따른 조치 시기도 2월 7일에서 1일로 앞당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적감염증으로 지정되면, 일본 보건당국은 감염 확진자를 강제로 의료기관에 입원시킬 수 있게 된다.
앞서 일본 또한 중국 우한 체류 교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지난 29일 1차로 전세기를 띄웠고, 30일까지 총 565명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일본 내 감염 확진자는 총 14명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처음으로 환자가 발생하면서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메트로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총리 주세페 콩테(Giuseppe Conte)는 두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바이러스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을 확인, 이후 이탈리아와 중국 사이의 모든 항공 운송을 차단하도록 명령했다.
이탈리아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14명이다.
러시아와 북한, 몽골 등 중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국가들은 비자 발급제한, 국경 폐쇄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는 중국인에게 전자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중국 인접 국경을 페쇄하기로 했으며, 북한과 몽골도 중국을 오가는 열차 및 항공편 운행을 잠정 중지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을 연기하도록 권고하고 약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마스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챈 춘싱(Chan Chun Sing) 싱가포르 무역부 장관은 “보건부는 토요일인 1일부터 가구당 4개의 수술용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할 것이다”라면서 “공급이 적절하게 관리된다면 물량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환자는 총 13명에 달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WHO)는 30일(현지시간) 국제보건규약(IHR) 긴급위원회를 개최하고 “국제보건위기 상황(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을 선포했다.
WHO는 국제적으로 조직화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정기적인 정보 공유 및 연구를 통해 감염원 파악, 잠재적인 사람간 전파력 파악, 유입 사례 대응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