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쿠키뉴스] 송미경 기자 =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전북 순창군 인계마을 주민들. 주민 여러 명이 사망하자 '제2의 장점마을'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으며 14명이 사망한 익산장점마을의 경우 공장 가동 이후 주민들의 거듭된 악취 호소에도 제대로 된 행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창 인계마을도 행정의 안일한 대처로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공장은 1999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황숙주 순창군수가 2011년 재보궐로 당선된 이듬해인 지난 2012년 6월부터 폐기물 처리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됐다.
1999년 공장 가동시는 처리 허용 용량이 15톤이던 것이 2014년부터는 40톤에서 80톤으로 배가 늘었고 동물성 잔존물까지 반입돼, 행정과 업체간의 밀착 의혹마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익산 장점마을이 담뱃잎 찌꺼기를 원료로 유기질 비료를 만들던 공장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순창 인계마을은 축산분뇨퇴비공장에 더해 종합폐기물 처리업으로 변경되면서 익산장점마을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익산 장점마을보다 암에 걸리거나 투병중인 주민 숫자가 적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최근 공장 인근 마을에서 4명이 췌장암으로, 한 명은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지속적인 악취민원에도 행정당국이 대수롭지 않게 대처하고 수수방관한다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란 것이다.
해당 연구원은 여러 차례 악취측정에서 단 한 차례만 폐기물업체가 기준치를 위반했다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주민들의 악취민원에 따라 임실에 있는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만 측정을 의뢰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연구원들의 후각에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주민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하고 있고 악취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순창군은 그러나 다른 기관 조사는 거들떠 보지 않고 있다. 복수 연구기관 측정 결과가 설득력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지만 순창군은 보건환경연구원 결과에 따라 악취 수준은 기준치 이하라며 주민들의 악취민원을 묵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퇴비공장 인허가와 증축과정에서 관련공무원들의 비리가 발각돼 18명이 징계 당하는 등 순창군 인계마을 사태는 태생부터 익산장점마을보다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공무원 18명 가운데 6명이 징계처리됐고 12명은 훈계처리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허가와 증축과정이 비리로 얼룩진 퇴비공장에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폐기물 처리법 위반으로 3개월의 영업정지만 있었다.
주민 불만은 극에 달했다. 주민들은 "정작 최고 결정권자인 군수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우리들의 면담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순창군 악취대책 위원회 관계자는 “매일 매일 악취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을 나몰라라하는 황숙주 군수의 태도를 보면 제왕적 자치단체장에 대한 실망감만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제라도 주민들 앞에 나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이 순창군 의원(부의장)은 "우리 주민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이 두려워 말 못하는 현실이다"면서 "잘못된 행정을 제대로 바로잡고 법 적용을 엄격히 해서 행정처리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과 의회는 군민들의 문제를 한마음 한 뜻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민 의견을 새겨듣지 않는 순창군과 의회를 꼬집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연구기관에 10여 차례 의뢰를 했지만 기준치가 초과되지 않아 행정처벌이 불가능하다"며 "폐기물 위반법 위반이었을 경우에만 행정 처분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