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대한민국의 미래 4년을 이끌어갈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까지 60일이 남았다. 이에 도전자들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지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도 선거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에 쿠키뉴스가 전국 국회의원의 절반가량이 배출되는 수도권, 그 중에서도 격전지 혹은 전국의 동향파악이 가능한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민심을 엿볼 여정의 첫 번째 경유지는 지난해 각종 논란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지역구 중량갑 지역이다. 영호남 출신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한데다 청장년과 노년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지역분포는 중랑구 동부·남부 지역인 면목본동, 면목2동, 면목3·8동, 면목4동, 면목5동, 면목7동, 상봉2동, 망우3동을 아우른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진영이 나름 균형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역대 당선 의원들도 보수와 진보진영이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치권은 중랑갑을 민주당의 ‘약강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역의원이 지역토박이로 이곳에서만 2번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의원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역민의 마음을 얻고자 뛰고 있는 중랑갑 예비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현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3명, 자유한국당이 1명, 바른미래당이 1명, 정의당이 1명, 민중당이 1명, 국가혁명배당금당이 2명, 무소속이 1명, 총 10명이다. 현역 의원인 서 의원 또한 민주당 예비후보 중 1명으로, 3선에 도전한다.
이들 예비후보들은 현재 지역 곳곳을 다니며 지역민들과 만남을 갖고 각종 캠페인과 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지역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대체로 정당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면목동 일대를 중심으로 만난 20대부터 80대까지의 주민 10명 중 ‘민주당을 찍겠다’거나 ‘민주당은 안 찍겠다’는 편향적 응답은 2명에 불과했다.
다만 응답자 모두 현재 어떤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는지,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지 등에 대한 사전정보는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중랑갑을 지역구로 둔 현직 국회의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이가 10명 중 4명으로 절반에 채 못 미쳤다.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을 뽑겠냐는 질문에는 “공약을 바탕으로 정하겠다”는 답이 대부분(80%)이었다. 이 외에도 ‘잘하는 사람’ 혹은 ‘동네를 바꿔줄 사람’을 뽑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중 2명은 현직의원은 뽑지 않겠다고 했다. 반대로 1명은 현직의원을 다시 뽑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공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어봤더니 조금씩 접근방식과 내포한 의미는 다르지만 10명 모두가 ‘환경개선’을 꼽았다. 세부적으로 교통문제라고 답한 이가 7명, 도로환경문제라는 답이 5명, 보도·길가 미화 및 안전문제라는 응답이 4명이었다.
5세 남아와 집 앞을 나온 40대 여성은 “도로가 좁고 통향량이 많아 아이들이 다니기에 위험하다. 주변 환경도 지저분하고 보도도 좋아 흡연자와 아이들이 좁은 길에 뒤섞이기도 일쑤”라고 했고, 50대 후반의 부동산 중개업자 여성은 “환경이 음침해져 안전을 걱정해 젊은 여성들은 집을 보러오기조차 꺼린다”고 전했다.
심지어 5명은 ‘노숙자’와 ‘슬럼화’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환경개선이 시급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경호(26) 씨는 “노숙자와 막걸리를 먹는 어른들, 지저분하고 음침한 거리로 면목역 근처조차 가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지역에 대한 인식도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상위에 꼽힌 문제들은 ▲면목5동 중랑천 인근 도로가에 형성된 ‘어르신 쉼터’와 ▲면목역 인근의 거리환경 ▲좁고 낙후된 거리와 열악해지는 상권이었다. 자영업을 한다는 50대 남성은 “사람들이 나와 돌아다닐 환경이 못 되니 자영업자의 수익은 떨어지고 점점 낙후되니 사람들이 더 찾지 않는 곳이 되고 있다”며 사람이 찾는 지역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일자리 문제, 노인들의 쉼터 혹은 놀이터의 확충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면목5동에 산다는 40대 중반 여성은 “어르신 쉼터를 없애겠다는 사람을 뽑겠다”면서 “길거리에 줄지어 내기바둑을 두고 여기저기 퍼져 음주에 흡연까지 한다. 심지어 골목어귀에선 아무대나 노상방뇨를 하고 박카스 아줌마를 두고 고성에 주먹다짐까지 한다. 정말 말도 못한다. 이런 곳에 누가 살려고 하겠냐”고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중랑갑의 선거율은 기존의 50% 전후보다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질문에 응답한 10명 중 선거를 하지 않겠다거나 유보하는 이는 없었다. 심지어 답변을 망설이는 이조차 없었다.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주권행사이며 의사표현이라는 취지에서다. 처음 선거를 한다는 22세 김채연씨는 “투표는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의견을 피력할 수단”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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