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그룹 계열사 희비…증권 ‘대박’ 손해보험 ‘쪽박’

한화금융그룹 계열사 희비…증권 ‘대박’ 손해보험 ‘쪽박’

기사승인 2020-03-03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지난해 희비가 엇갈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계열사 한화투자증권은 옛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보험 계열사인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한화손해보험은 적자전환을 기록한 것과 동시에 주요 손보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CEO(최고경영자)도 교체하면서 철지부심 중이지만 부진의 늪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화투자증권, 합병 이후 역대급 실적…IB 효자 노릇=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약 1000억원(986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12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 2016년 1600억원에 달하는 적자(당기순손실)을 냈으나 2017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면서 지난해에는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 이후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에는 IB(기업금융) 부문과 트레이딩에서 견조한 성장을 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636억원을 순영업수익을 거둬 전년동기 보다 131% 늘어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늘면서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IB부문은  전년동기 보다 5% 증가한 754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부동산PF사업을 비롯해 해외대체투자에서도 실적을 거둬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C6-1BL 블록에 위치한 도시형생활 오피스 사업에 PF금융주선을 맡았다. 건설사 한라가 시공한 이 사업(단지명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은 지하 4층~지상 25층, 2개동, 연면적 9만3,383㎡ 규모로 구성된 대규모 오피스 단지다. 전용면적 21~42㎡ 생활오피스 1242실과 판매시설 270실이 들어선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은 2616가구 규모에 달하는 ‘메머드급 대단지’ 재개발 사업(부산연지2주택 재개발 사업·래미안 어반파크)에 대한 PF주선에도 참여한 바 있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은 싱가포르 브래들(Braddell) St 소재 오피스용 빌딩 개발사업에 투자한 펀드(운용사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대출채권을 주선했다.

이밖에 ▲미국 시카고 주차장 ▲프랑스 파리 뤼미에르빌딩 ▲칠레 LNG선 ▲영국 게트윅 공항 등의 대체투자 사업에도 참여했다.

◆ 부진한 보험업, ‘어닝쇼크’ 한화손보 2010년 이래 실적 최악=반면 보헙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는 지난해 ‘어닝쇼크’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금융 계열사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한화생명은 지난해 5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4465억원) 대비 87.18% 급감했다. 

같은 보험업 계열인 한화손해보험의 실적은 더욱 부진하다. 지난해 한화손해보험은  6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10년 이후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현재 상장 보험사 중에서도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실적 부진 외에도 재무여력도 주춤한 상황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90.7%로 전년동기(195.9%)에 비해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경영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지급여력은 감소했으나 손해율(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 기업의 지난해 3분기 손해율은 84.2%로 전년동기 대비 2.1% 올랐다. 

사업비율도 점점 오르고 있다. 사업비율이란 보험료 수익에서 인건비와 수수료,마케팅 비용을 나눈 것을 의미한다. 즉 사업비율이 높을수록 수익에 비해 사용한 비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손해보험의 사업비율은 전년동기 0.3% 오른 25.1%를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경영관리 대상에 편입(2020년 1월)되어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KB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한화손해보험의 부진은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위험 손해율 모두 전년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손해율 악화로 인해 재보험사에 지급하는 출재이익수수료가 증가하며 사업비율도 전년대비 2.7%p 오르며 보험영업 부문의 적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 손해율이 안 좋아지면서 어려운 한해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한화손해보험은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누수보험금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2020년에도 보험금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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